
콩[Glycine max (L.) Merr.]은 한반도 북부가 원산지인 작물로서 양질의 단백질과 지방이 함유되어 있다. 이러한 성분적 특이성으로 인해 우리나라에서는 과거부터 주로 두부, 장류, 콩나물 등 전통 가공식품의 원료곡으로 소비되어 왔으며, 주식인 쌀의 부족한 영양분을 채워주는 역할을 해왔다(Kim et al. 2018).
콩의 재배면적은 2017년 기준 약 4만 6천ha로 2012년 이후 재배면적이 매년 감소하고, 이에 따라 생산량도 감소추세를 나타내고 있으며, 콩의 식량자급률 또한 2017년 기준 22%로 2000년 대비 약 6% 감소하였다. 하지만 2018년산 콩 생산량은 논 타작물재배지원사업 등의 영향으로 재배면적이 늘면서 다소 증가하였으며, 정책이 시행되는 기간에는 이러한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KREI 2019). 농업관측본부 소비자패널조사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수입산 콩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 때문에 국산콩에 대한 선호도는 높은 한편, 국산콩의 비싼 가격으로 인해 구매를 기피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KREI 2019). 따라서 콩 품종 개발에 있어서는 다양한 용도에 대비한 품종 개발을 통한 신수요 창출, 가공적성 및 품질이 우수한 품종 개발 등 국산콩의 가격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측면에서 콩의 한 종류인 검정콩은 일반콩에 비해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으며, 종피와 자엽에 함유된 안토시아닌, 루테인 등 색소 성분의 효능이 밝혀지면서(Park et al. 2018, Teng et al. 2017, Yoon et al. 2018) 건강식품으로서도 인기를 끌고 있어 앞으로의 콩 산업에 다양한 원료곡으로서 각광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검정콩은 우리나라에서 주로 밥에 넣어 먹는 음식으로서 소비되어 왔다. 따라서 두부, 장류, 콩나물 등 가공식품의 원료곡 형태로 소비되고 있는 일반콩과는 달리 종실 자체를 소비하기 때문에 종실 외관 특성이 중요한 구매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Kim et al. 2018). 우리나라의 소비자들은 종실크기가 크고 종피 안의 색이 녹색인 검정콩을 선호한다(Kim et al. 2006). 이에 따라 국내에서 육성된 검정콩 품종들은 주로 종실 크기가 크고 종피 안의 자엽색이 녹색인 형태로 발전되어 왔다. 우리나라에서 녹자엽인 검정콩 품종은 ‘청자콩’(Baek et al. 2001)을 시작으로 개발되어 왔으며, 재래종인 서리태에 비하여 쓰러짐과 탈립에 강하면서도 숙기가 빠른 특성을 가지고 있다. 최근에는 검정콩의 수요가 혼반용, 자반용을 넘어서 두유, 생청국장, 초콜릿 등 가공식품의 원료곡으로서 사용되는 경우가 많아졌고, 이로 인해 새로운 용도에 맞는 검정콩 품종에 대한 요구 또한 커지고 있다(Kim et al. 2018). 특히, 콩 초콜릿의 경우 종실의 크기가 크고 둥근 모양인 것을 원료로 사용하는데, 이에 맞는 콩 품종개발이 요구되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콩 초콜릿 등 제과용에 적합한 품종개발을 위해 일본의 극대립 검정콩 재래종인 ‘단파흑대두’를 교배 모본으로 활용하여 인공교배를 실시하였다. ‘단파흑대두’ (Homma. 2011) 는 일본 지방에서 재배되어 오던 검정콩 품종으로 100립중이 약 80 g인 극대립 품종이다. ‘단파흑대두’는 무름성이 좋은 특성을 가지고 있어 일본에서는 주로 자반용, 제과용으로 활용되며 높은 시장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종실크기는 유전력이 0.88에서 0.95로 높은 형질로서(Cicek et al. 2006, Hyten et al. 2004) 초기세대 선발이 유리하며, 비교적 선발효율이 높은 형질이다. 하지만 종실의 크기가 커질수록 식물체의 무게가 증가하여 쓰러짐에 약하고 종실이 둥근 모양일수록 성숙기 탈립에 물리적으로 약한 단점을 가지고 있다.
이에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에서는 종실의 크기가 표준품종인 ‘청자3호’(Yun et al. 2005)에 비해 매우 굵으면서도 쓰러짐과 탈립에 강하여 재배안정성이 높은 녹자엽 검정콩 품종 ‘태청’을 개발하여 그 육성과정과 특성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태청’은 대립 녹자엽 검정콩 육성을 목표로 하여 극대립인 ‘YS1593(밀양136호x단파흑대두)’을 모본으로, 녹자엽 검정콩인 ‘청자2호’(Baek et al. 2004)를 부본으로 인공교배하고 계통육종법에 의해 개발된 품종이다. 2005년 인공교배 이후 2006년 F1, 2007년도에 F2 세대를 양성하고, F3 부터는 계통육종법으로 우수한 계통을 선발하였다. 2012년부터 2013년도에 실시한 생산력검정시험에서는 극대립, 녹자엽인 검정콩 계통으로 유망시되어 ‘밀양278호’의 계통명을 부여한 후 2014년부터 2016년 3년간 지역적응시험을 실시한 결과, 알이 굵으면서도 쓰러짐과 탈립에 강한 특성을 나타내어 2016년 12월 농작물직무육성신품종선정위원회에서 품종으로서 가치가 인정되어 ‘태청’으로 명명하였다(Fig. 1).
2012년 생산력검정예비시험(PYT, Preliminary Yield Trial), 2013년 생산력검정본시험(AYT, Advanced Yield Trial)을 수행하였다. 생산력검정예비시험은 시험구 면적 8.4 ㎡, 재식거리 70×15 cm, 1주2본으로 재배되고 난괴법 2반복으로 배치하였다. 생산력검정본시험은 시험구 면적 11.2 ㎡, 재식거리 70×15 cm, 1주2본으로 재배되고 난괴법 3반복으로 배치하였다. 생육특성과 수량성은 농업과학기술 연구조사분석기준에 따라 조사하였다(RDA 2012).
지역적응시험(RYT, Regional Yield Trial)은 수원, 춘천, 연천, 나주, 달성, 예산, 칠곡 등 7개 지역에서 2014년부터 2016년까지 3년간 수행되었다. 재배방법은 시험구 면적 11.2 ㎡, 재식거리 70×15 cm, 1주2본으로 재배되고 달성과 수원 지역은 난괴법 4반복으로 배치하였으며 이외 지역은 난괴법 3반복으로 배치하였다. 파종기는 6월 중순이며 농업과학기술 연구조사분석기준에 따라 생육특성 및 수량성을 조사하고, 대비품종인 ‘청자3호’와 비교하였다.
병해 검정을 위해 5월 상순에 검정포장에 파종하여 콩모자이크바이러스와 불마름병의 자연 이병률을 조사하였다. 콩모자이크바이러스병 저항성 검정을 위해 각 시험 전년도에 접종 및 증식한 후 저온 보관해둔 콩모자이크바이러스 G5 (Lim et al. 2003), G6H (Seo et al. 2009), G7H (Kim et al. 2003) 균계를 지닌 잎을 마쇄하여 2 mole 농도의 인산 나트륨 버퍼에 녹인 후 즙액을 만들고, 온실에서 초생엽 전개시 carborandom을 이용하여 잎 표면에 상처를 낸 후 접종하였다. 접종 2주 경과 후 접종한 하위엽을, 10일 뒤 접종한 상위 엽을 병반 없음(-), 갈색 병반(L), 엽맥 병반(V), 모자이크 증상(M), 고사(N) 등 5 가지 병징으로 구분하고 조사하였다. 불마름병 저항성 검정을 위해 8 ra를 증식하여 증류수에 희석하여 OD값 0.2-0.3으로 농도를 맞추어 제2본엽기에 충분히 분무 접종하고 습식처리 하였다. 균주 접종 후 10일이 경과하고 2회에 걸쳐 잎에 나타난 병징 발현 정도를 조사하였다(Seo et al. 2009).
내도복성 검정을 위해 2 수준의 70×15 cm(표준)와 70×7.5 cm(2배 밀식)를 설정하고 난괴법 2반복으로 배치하여 도복 정도를 조사하였다. 도복 정도는 성숙기에 45° 이상 기울어진 개체의 비율로 등급화(1: 5% 이하, 3: 6~10%, 5: 11~50%, 7: 51~75%, 9: 76% 이상)하였다. 반복 및 연차간 도복 정도 등급을 평균하여 반올림 후 1~9로 최종등급을 표시하였다. 협개열성 정도는 내도복성 검정 시험구에서 각 계통별 꼬투리 20개를 성숙기에 채취하여 40℃ 건조기에 48시간 건조한 후 꼬투리의 개열 정도를 조사하였다(Kang et al. 2005).
단백질 함량은 질소 분석기(Elementar Analysen system, US/RapidN111, Germany)를 이용하여 분석하였으며 지방 함량은 자동유지추출장치(Soxhlet System: BUCHI Labotechnik, B-811, AG, Switzerland)에 넣고 n-hexane으로 3시간 열수 추출한 후 지방 함량을 구하였다(Choung 2006).
당 성분 분석은 분쇄한 시료 1 g을 정밀히 칭량하여 튜브에 넣은 후 70% 에탄올 10 ml를 첨가하여 실온에서 shaking 하여 전처리물을 추출하였다. 추출된 시료를 24시간 후 여과하여 증류수와 여과된 시료 각 0.7 ml를 마이크로튜브에 혼합하여 이 중 0.7 ml를 액체크로마토그래피(Dionex, Ultimate 3000, USA)에 넣고 분석하였다(Kim et al. 2005).
안토시아닌 분석을 위하여 콩 껍질 0.1 g을 정밀히 칭량하여 튜브에 넣고 40% 메탄올 용매 30 ml를 첨가하여 4℃ 200 rpm에서 48시간 shaking 하여 추출하였다. 추출된 시료용액을 No2 여과지로 여과한 후 여액 1.0 ml을 취하여 0.45 μm 필터로 여과하였고 안토시아닌은 액체크로마토그래피(Dionex, Ultimate 3000, USA)로 분석하였다(Ha et al. 2009).
수분흡수율은 건조 종자 50립의 무게를 잰 후 상온의 물에 침종하여 2, 6, 12시간 후 무게를 각각 측정하여 구하였으며((침종후 종자무게-침종전 종자무게)/침종전 종자무게 x 100%), 12시간 후 부풀지 않은 종자 수를 세어 경실종자 비율을 구하였다.
‘태청’은 유한신육형 초형으로 꽃색은 자색, 엽형은 난형, 모용색은 갈색, 협색은 갈색, 종실은 구형이며 종피색은 검은색으로, 표준품종인 ‘청자3호’와 비슷한 고유특성을 나타낸다. 자엽색은 녹색으로 소비자의 기호에 알맞은 특징을 가지고 있고, ‘청자3호’에 비해 자엽의 색이 더 짙은 특성이 있다. 개화기는 8월 3일, 성숙기는 10월 20일로 ‘청자3호’에 비해 숙기가 늦다. 경장, 마디수, 협수, 협고는 각각 69 cm, 15개, 38개, 15 cm로 표준 품종인 ‘청자3호’와 비슷한 생육특성을 갖고 있으나, 100립중이 44.5 g으로 ‘청자3호’에 비해 약 9 g 큰 극대립종이다(Table 1, Fig. 2).
‘태청’은 시험 포장과 밀식 검정 포장에서 각각 2, 2로 평가되어 ‘청자3호’(2,3)와 같이 도복에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협개열성 정도는 포장에서 2로 평가되고 실내검정에서 47.0%로 측정되어 ‘청자3호’(78.0%)보다 탈립에 강하였다(Table 1). ‘태청’의 불마름병 저항성은 시험포장에서는 ‘청자3호’와 대등하였으나, 인공접종시에 ‘청자3호’ 보다 다소 약하였다. 콩모자이크바이러스 접종시에 G5, G7H strain에서 모자이크 증상이 나타났으나 G6H strain에서는 발견되지 않았으며, 검정포장에서는 5로 평가되어 청자3호(3)에 비해 다소 약한것으로 평가되었고, 검은뿌리썩음병에는 ‘청자3호’와 대등한 특성을 나타내었다(Table 2).
‘태청’의 조단백질 함량은 44.6%로 ‘청자3호’ 보다 2.5% 높았고, 조지방 함량은 17.8%로 0.9% 높았지만 이에 대한 통계적 유의성은 없었다. 수분흡수율은 12시간 233%로 ‘청자3호’(227%)와 비슷하였고, 경실종자는 없었다. 종실의 총 당함량은 113 mg/g, sucrose 함량은 58 mg/g으로 ‘청자3호’와 비슷하였고, 종피의 총 안토시아닌 함량은 29,874 ㎍/g으로 ‘청자3호’(25,458 ㎍/g)에 비해 높았다(Table 3).
‘태청’은 2012년부터 2013년 2년간 생산력검정시험에서 290 kg/10a의 수량성을 나타내어 표준품종인 ‘청자3호’에 비해 19% 증수하였으나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고(Table 4), 2013년부터 2015년 3년 간 지역적응시험 결과 전국 7개소 평균 240 kg/10a로 ‘청자3호’(254 kg/10a) 대비 94%의 수량성을 나타내었으나, 통계적으로 유의하지는 않았다(Table 5).
‘태청’은 극대립인 만숙종의 품종으로 파종이 늦을 시 종실무게가 감소하고, 서리피해를 입을 수 있으므로 극만파를 지양하여야 한다. 또한 종실 크기가 커서 수확이 늦을 시 종자 탈립이 우려되므로 적기에 수확하여 탈립에 의한 손실을 예방하여야 한다.
‘태청’은 대립인 녹자엽 검정콩 품종육성을 목표로 2005년에 ‘YS1593(밀양136호x단파흑대두)’를 모본으로 ‘청자2호’를 부본으로 교배하여 계통육종법에 의해 선발되었다. 2012년부터 2013년도에 실시한 생산력검정시험에서는 대립인 녹자엽 검정콩 계통으로 유망하여 ‘밀양278호’의 계통명을 부여하였고, 2014년부터 2016년까지 3년간 7개소에서 수행한 지역적응시험 결과 종실이 ‘청자3호’ 보다 종실이 굵으면서도 도복과 탈립에 강하여 ‘태청’으로 명명되었다.
‘태청’은 유한신육형, 화색이 자색, 종피는 검은색, 자엽색은 녹색이면서 구형인 검정콩 품종이다. 개화기는 8월3일, 성숙기는 10월 20일로 숙기가 늦으며, ‘청자3호’와 생육특성이 유사하지만, 100립중이 ‘청자3호’ 대비 약 9 g 무거운 극대립 품종이다. 도복 정도는 시험포장과 밀식 검정포장에서 ‘청자3호’와 비슷하여 강하였고, 협개열성 정도는 실내 검정에서 ‘청자3호’에 비해 낮아 탈립에 강하였다. 불마름병, 콩모자이크바이러스 등 병해에 ‘청자3호’와 대등하였고, 검은뿌리썩음병에 강한 특성을 나타내었다. ‘태청’은 12시간 침종 후 경실종자가 없었으며, 당함량은 ‘청자3호’와 비슷하였으나, 검정콩의 기능성 성분인 안토시아닌 함량이 ‘청자3호’ 보다 높았다. 수량성은 전국 7개 지역 평균 240 kg/10a로 ‘청자3호’의 94% 수준으로 다소 낮았지만 통계적으로 유의하지는 않았다.
본 연구는 농촌진흥청 연구사업(과제명: 기능성 유색콩 품종 육성, 과제번호: PJ01122503)의 지원에 의해 수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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