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Glycine max (L.) Merr.]은 40% 내외의 식물성 단백질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어 예로부터 ‘밭에서 나는 쇠고기’라 불리며 우리나라 음식문화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 중요한 식량작물 중 하나이다(Lee et al. 2015). 또한 콩에 함유된 식물성 지방은 필수지방산을 섭취할 수 있는 주요 영양자원일 뿐만 아니라 콜레스테롤 함량을 낮추고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는 등의 약리작용을 가지고 있다(Chang & Huang 1998, Kris-Etherton et al. 2003, Wilson 2004, Kim et al. 2007, Lee et al. 2007, Wall et al. 2010, Asif 2011, De Jong et al. 2014, Zhu et al. 2020). 콩은 이외에도 미네랄, 비타민 등의 항산화물질과 이소플라본, 토코페롤, 사포닌 등의 파이토케이칼(phytochemical)을 함유하고 있다(Tomomatsu 1994, Barnes 1998).
검정콩은 일반 황색콩에 비해 생리활성 성분들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최근 기능성 식품으로 주목받고 있다(Astadi et al. 2009, Cho et al. 2013, Lee et al. 2020, Yamashita et al. 2020). 특히 녹색 자엽을 가진 검정콩은 종피에 함유된 안토시아닌과, 자엽에 함유된 클로로필 및 루테인 등이 심혈관계질환 예방, 항암, 항산화 활성 등을 가지고 있어 의약품 및 건강 기능성 식품 개발에 높은 활용성을 가지고 있다(Landrum & Bone 2001, Granado et al. 2007, Kim et al. 2008, Inanç 2011, Kizhedath & Suneetha 2011, Zhang et al. 2011, Cho et al. 2013). 우리나라는 검정콩을 밥밑용으로 주로 활용하고 있으며, 진한 녹색자엽을 가진 서리태형 대립 검정콩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Kang et al. 2010). 농가에서 많이 재배되고 있는 재래종 서리태는 종실 품질은 우수하나 도복에 약하고, 탈립이 잘되며, 병저항성이 낮고 숙기가 매우 늦으며, 수량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지금까지 개발된 국내 육성 녹색자엽 검정콩은 청자3호 등 12품종 이상이 개발되었다(Baek et al. 2001, Ha et al. 2002, RDA n.d, Yun et al. 2005, Baek et al. 2013, Kim et al. 2018, Seo et al. 2020, Kim et al. 2021). 이들 품종은 서리태에 비해 도복, 탈립, 숙기, 수량성 등은 개선되었으나, 백립중이 30 g 이하이거나 자엽 색깔이 연한 녹색을 띠는 등 종실 품질 특성은 개선이 필요하다.
따라서 경북농업기술원은 서리태의 종실 품질 특성을 유지하면서, 재배 안정성을 개선시킨 검정콩 품종 육성을 목표로 ‘경흑청’을 개발하였다. 본 연구에서 육성된 ‘경흑청’은 진한 녹색자엽을 가진 대립 검정콩으로, 내병성, 수량성 등 재배 안정성과 클로로필 함량 등 종실 품질 특성에서 우수함을 확인하였다. 이에 ‘경흑청’의 육성과정과 주요 특성에 대해서 소개하고자 한다.
‘경흑청’은 종실 특성이 우수하여 소비자 선호도가 높으나 재배 안정성이 떨어지는 재래종 서리태의 결점을 보완한 진한 녹색자엽을 가진 다수성 대립 검정콩 품종 육성을 목표로 개발한 품종이다. ‘경흑청’은 2008년에 경상북도농업기술원에서 수집하여 순계분리한 재래 유전자원 ‘RCS640’을 모본으로 하고, 2005년에 농촌진흥청에서 육성한 숙기가 빠른 황색자엽 검정콩 ‘검정새올(밀양123)’을 부본으로 하여 2011년에 인공교배하였다(Figs. 1, 2). 모본으로 사용된 ‘RCS640’은 d1d2 유전자를 보유하여 자엽이 진한 녹색을 띠는 극대립 만숙 검정콩이다(Jo et al. 2021). 생산된 F1 종자는 F2 세대를 거쳐 2013/2014 동계기간 동안 온실에서 1회 세대 단축을 하였으며, 2015년도까지 계통육종법을 통해 계통을 선발 및 고정하였다. 2015~2016년에 생산력검정 예비시험과 본시험을 거쳐 유망계통으로 평가되어 ‘경북6호’의 계통명을 부여받았다. 3년동안(2017~2019년) 전국의 7개 지역에서 실시한 지역적응시험 결과 ‘청자3호’(대조품종)보다 종실 품질 특성 및 수량성이 우수하였고, 균일성과 안정성을 검증받아, 2019년 12월 농촌진흥청 직무육성 신품종 선정위원회에서 신규등록품종으로 결정하고 ‘경흑청’으로 명명하였다. 2020년 국립종자원에 품종보호출원되었으며, 2022년 품종보호등록되었다(제9065호).
‘경흑청’의 수량성 검정을 위한 생산력검정시험(예비시험, 본시험)은 경상북도농업기술원 작물연구과 밭작물연구팀(이하 ‘경북도’) 시험연구포장에서 2015~2016년 동안 수행하였다. 생산력검정예비시험(PYT, Preliminary Yield Trial)은 2015년 6월 17일 파종하였으며, 재식밀도는 60×15 cm, 1주 2본, 1반복으로 수행하였다. 생산력검정본시험(AYT, Advanced Yield Trial)은 2016년 6월 15일 파종하였으며, 재식밀도는 60×15 cm, 1주 2본, 난괴법 3반복으로 수행하였다. 대조품종인 ‘청자3호’와 비교하였고, 농업과학기술 연구조사분석기준에 준하여 생육특성 및 수량성 등을 조사하였다(RDA 2012).
지역적응시험(RYT)은 2017~2019년까지 3년동안 전국 7개소[수원(식량원 북부), 연천(경기도원), 춘천(강원도원), 달성(식량원 남부), 예산(충남도원), 나주(전남도원), 대구(경북도원)]에서 수행하였다. 단작지인 수원, 연천, 춘천의 파종기는 6월 상중순이었고, 재식밀도는 70×15 cm, 1주 2본으로 재배하였다. 이모작지인 예산, 나주, 대구, 달성의 파종기는 6월 중하순이었고, 재식밀도는 60×(10~15) cm, 1주 2본으로 재배하였다. 시험구 배치는 수원, 달성은 난괴법 4반복이었고, 나머지 지역은 난괴법 3반복으로 수행하였다. 대조품종인 ‘청자3호’와 비교하였으며, 농촌진흥청 두류 신품종개발 공동연구사업 연구개발계획서 및 농업과학기술 연구조사분석기준에 준하여 생육특성 및 수량성을 조사하였다(RDA 2012).
‘경흑청’의 고유특성은 신육형, 꽃색, 자엽색, 종실모양 등을 조사하였고, 가변특성은 개화기, 성숙기, 경장, 백립중 등을 조사하였다. 대조품종은 ‘청자3호’로 사용하였으며, 조사기준은 UPOV기준에 의거한 국립종자원 특성조사기준 및 농촌진흥청 농업과학기술 연구조사분석기준에 따라 조사하였다(RDA 2012).
‘경흑청’의 콩모자이크바이러스병(SMV)과 불마름병(Bacterial pustule, Xanthomonas axonopodis pv. glycines)에 대한 내병성 평가는 전국 7개 지역의 지역별 시험포장 달관 조사, 농촌진흥청 식량과학원 남부작물부(이하 ‘농진청’) 검정포장에서의 자연 이병률 조사, 바이러스나 균주를 유묘에 인공접종하여 저항성을 검정하는 방법으로 평가하였다. SMV의 인공접종은 온실에서 G6H 바이러스(Seo et al. 2009)를 초생엽이 전개할때 잎 표면에 상처를 낸 후 접종하였다. 접종 10~14일이 지난후 접종한 하위엽과 상위엽의 병반을 조사하였다. 병징은 5단계[병반 없음(-), 갈색 병반(L), 엽맥 병반(V), 모자이크 증상(M), 고사(N)]로 조사하였다. 불마름병의 인공접종은 8ra 균계를 제2본엽기~제3본엽기에 분무접종하고 습식처리 하였다. 균주 접종 10일후 병징의 발현 정도를 (0-9) [(0) 무발병, (1) 1% 미만, (3) 1~10%, (5) 11~30%, (7) 31~50%, (9) 51% 이상] 등급으로 나누어 조사하였다. 검은뿌리썩음병(Root rot)은 과습포장에서 재배하여 자연이병 개체수를 조사하였다. 내도복성은 지역별 시험포장에서의 발생 정도 조사와 농진청 검정포장에서 재식밀도(표준, 2배 밀식)에 따른 발생 정도를 조사하였다. 내도복성은 성숙기 45° 이상 기울어진 개체의 비율을 (1-9)[(1) 5% 이하, (3) 6~10%, (5) 11~50%, (7) 51~75%, (9) 76% 이상] 등급으로 나누어 평가하였다. 협개열성은 농진청 검정포장에서 조사와 실내검정을 통해 조사하였다. 실내검정은 성숙기에 꼬투리를 채취하여 40℃에서 시간별(24, 48, 72 h)로 꼬투리의 개열 정도를 조사하였다.
‘경흑청’의 종실 품질특성은 종실에 함유된 성분 함량과 녹색 자엽의 특성을 조사하였다. 종실에 함유된 조단백질, 조지방 함량 및 지방산 조성과 종피의 안토시아닌 함량은 농진청에서 조사하였고, 자엽에 함유된 루테인 및 클로로필 함량과 자엽의 색도 조사는 경북도에서 실시하였다. 조단백질 함량은 원소분석기(elementar analysen system) (US/RapidN111, Germany)를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조지방 함량은 지방자동추출장치(soxhlet system) (BUCHI Labotechnik, B-811, AG, Switzerland)를 이용하여 추출하였으며, 추출용매는 n-hexane을 사용하였다(AOAC 2011). 지방산 조성은 기체크로마토그래피(GC: gas chromatography) (7890A, Agilent Technologies Inc., USA)를 사용하여 분석하였다(Bilyeu et al. 2005).
안토시아닌, 루테인 및 클로로필의 정량 분석은 같은 사양의 액체크로마토그래피(HPLC: high performance liquid chromatography) (Ultimate 3000, Thermo Fisher Scientific Inc., USA)를 사용하여 정량 분석하였다. 안토시아닌 함량은 종피 0.1 g에 40% MeOH 용액 30 mL를 첨가한 후 4℃ shaking incubator에서 200 rpm/min으로 48시간동안 추출하였다. 루테인과 클로로필 함량은 종피를 제거한 자엽 1 g에 85% acetone 용액 10 mL를 첨가한 후 40℃, 110 rpm/min, 암조건의 shaking incubator에서 3시간동안 추출하였다(Choung et al. 2001, 2008, Jo et al. 2021, Lee et al. 2021). 자엽의 색도 분석은 클로로필 및 루테인 함량 분석을 위해서 사용되었던 추출 방법과 동일한 방법으로 자엽으로부터 색소 성분을 추출한 후 분광광도계 (spectrophotometer)(CM5, Konica Minolta, Japan)를 이용하여 색도를 측정하였다.
본 실험의 통계 분석은 SAS package(version 9.4, SAS Institute, Inc., USA)를 이용하여 수행하였다. SAS의 PROC GLM을 이용 분산분석(ANOVA)을 실시하여 연차간 차이를 검정하였으며, Duncans의 다중범위 검정(Duncan's multiple range test)과 최소유의차검정(Least significant difference)을 실시하여 품종간 유의적인 차이를 p<0.05수준에서 검정 하였다.
‘경흑청’의 잎 모양은 뾰족한 난형이고 꽃색은 자주색이다. 종피와 배꼽 색깔은 모두 흑색이며, 종실모양은 편구형이다. 대조품종인 ‘청자3호’와 비교하여 모용색, 협색, 자엽색깔의 진하기 등에서 뚜렷하게 구별되는 형질을 보인다(Figs. 3A, 3B, Table 1). ‘경흑청’의 개화기는 8월 2일, 성숙기는 10월 21일로 서리태(11월20일)와 비교하여 30일 이상 숙기가 당겨진 중만생종 품종으로 대조품종인 ‘청자3호’와 개화기 및 숙기가 비슷하였다. 경장은 82.8 cm, 주경절수 16.5개, 분지수 3.3개, 착협고 16.6 cm, 백립중은 36.1 g으로, ‘청자3호’에 비해 경장은 14.8 cm 길고, 착협고는 2.6 cm 더 높았으며, 100립중은 비슷한 대립종이다(Fig. 3C, Table 2).
‘경흑청’의 불마름병 저항성은 지역별 시험포장, 검정포장, 유묘접종 결과 모두 대조품종인 ‘청자3호’와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콩모자이크바이러스 저항성은 유묘접종과 검정포장 조사 결과 모두 ‘청자3호’ 보다 더 강하였다. 검은뿌리썩음병의 이병주는 발생하지 않았다. ‘경흑청’의 내도복성과 협개열성은 ‘청자3호’와 비교하여 지역적응시험 및 검정포장에서는 비슷한 수준을 보였으나, 내도복성은 2배 밀식재배에서 협개열성은 실내검정에서 각각 다소 약하게 나타났다(Table 3). 따라서 ‘경흑청’은 표준 재식밀도로 재배하고, 탈립 방지를 위해 적기에 수확할 수 있도록 주의가 필요하다.
‘경흑청’의 조단백질 및 조지방 함량은 각각 41.3%, 17.2%로 대조품종인 ‘청자3호’(조단백질 41.7%, 조지방 16.7%)와 비교하여 함량에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안토시아닌 함량은 7,625 μg/g으로 ‘청자3호’(21,562 μg/g)와 비교하여 낮게 나타났다. ‘경흑청’과 ‘청자3호’의 지방산 조성은 각각 palmitic acid (C16:0)는 11.7%, 9.8%였으며, stearic acid(C18:0)는 3.6%, 3.2%, oleic acid(C18:1)는 22.1%, 19.7%, linoleic acid(C18:2)는 53.2%, 56.8%, α-Linolenic acid(C18:3)는 9.2%, 10.3%를 보였고, 총 포화지방산 함량비는 각각 15.4%, 13.1%, 총 불포화지방산 함량비는 각각 84.6%, 86.9%를 보였다(Table 4).
‘경흑청’의 루테인 함량은 45.3 μg/g, 총 클로로필 함량은 48.0 μg/g으로 ‘청자3호’(루테인 40.4 μg/g, 총 클로로필 30.1 μg/g) 보다 높게 함유하고 있음을 보였다(Table 5). 자엽 색도값(a*)은 ‘경흑청’ -15.5, ‘청자3호’ -10.3으로, ‘경흑청’의 자엽이 ‘청자3호’보다 진한 녹색임을 보였다(Fig. 3A, Table 5).
‘경흑청’의 2년동안(2015~2016년) 수행한 생산력검정시험에서 평균수량은 10a 당 419 kg으로 ‘청자3호’(272 kg) 보다 54% 증수되었고(Table 6), 3년동안(2017~2019년) 7개 지역에서 실시한 지역적응시험 결과 ‘경흑청’의 평]균 수량은 10a 당 288 kg으로, ‘청자3호’(261 kg) 대비 10% 증수되었다(Table 7). ‘경흑청’은 ‘청자3호’와 비교하여 단작 재배지 평균 수량은 유의적인 차이가 없었으며, 이모작 재배지 평균 수량은 ‘청자3호’보다 19% 증수된 315 kg이었다. 따라서 ‘경흑청’은 전국에서 재배 가능하며, 다수확을 위한 재배적지는 영호남 지역과 강원도 춘천 지역으로 판단된다.
‘경흑청’은 재배 안정성이 떨어지는 재래종 서리태의 결점을 보완한 진한 녹색자엽을 가진 다수성 대립 검정콩 품종 육성을 목표로 개발한 품종이다. ‘경흑청’은 경상북도농업기술원에서 수집한 재래 유전자원 ‘RCS640’을 모본으로 하고, 농촌진흥청에서 육성한 ‘검정새올’을 부본으로 하여 2011년도에 인공교배하였다. 2년동안(2015~2016년) 생산력검정시험과 3년동안(2017~ 2019년) 전국 7개 지역에서 지역적응시험을 수행하였다. 2019년 농촌진흥청 직무육성 신품종 선정위원회를 거쳐 신규등록품종으로 결정 및 명명되었고, 2022년 국립종자원에 품종보호등록되었다. ‘경흑청’은 대조품종인 ‘청자3호’와 비교하여 모용색, 협색, 자엽색깔의 진하기 등에서 뚜렷하게 구별되는 형질을 보인다. ‘경흑청’의 개화기는 8월 2일, 성숙기는 10월 21일이며, 경장은 82.8 cm, 착협고는 16.6 cm, 100립중은 36.1 g으로 대립종이다. ‘경흑청’은 내병성 검정 결과 ‘청자3호’와 비슷한 수준으로 병 저항성이 개선되었고, 내도복성과 협개열성 역시 ‘청자3호’와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종피의 안토시아닌 함량은 7,625 μg/종피g 로 ‘청자3호’(21,562 μg/종피g) 대비 낮게 나타났으나, 자엽에 함유된 루테인, 클로로필 a 함량은 ‘청자3호’ 대비 높게 나타났으며, 자엽의 색깔 역시 ‘청자3호’ 대비 진한 녹색을 보였다. 수량성은 3년간 전국 7개 지역에서 수행한 지역적응시험 결과 ‘청자3호’ 보다 평균 10% 증수되었으며, 이모작 재배지 평균 수량은 ‘청자3호’ 보다 19% 증수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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