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생활 및 식품 선호도의 변화에 따라 1인당 밥쌀 소비량은 매년 감소하고있으나, 쌀을 제품 원료로 하는 가공용쌀에 대한 소비는 크게 증가하고 있다. 쌀 가공을 통한 새로운 수요 창출을 위해 가공용 쌀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으며, 전통적으로 찹쌀은 가공용쌀로서 가장 많이 소비되어왔다(Oh 2016). 쌀 전분은 구조가 서로 다른 아밀로스(amylose)와 아밀로펙틴(amylopectin)으로 구성되며, 찹쌀은 아밀로스 함량이 적고 아밀로펙틴으로 이루어져 멥쌀에 비해 수분흡수가 빨라 호화가 잘되고 차진 성질을 나타내며 상대적으로 노화 속도가 느리다(Choi 2002, Choi 2010, Zhou et al. 2002). 이러한 전분 구조 특성의 차이로 인하여 찰벼는 밥쌀용 외에도 떡, 다과, 발효주 등의 다양한 가공 원료로 이용되어져 왔다(Choi & Kang 1999, Chun et al. 2010, Kang 1993, Kim et al. 2010). 더욱 다양해지는 현대 소비자와 식품업계의 요구에 따라 가공 용도에 적합하고 제품의 생산원가를 절감할 수 있는 다수성 찰벼 품종들이 개발되고 있다. 출수가 빠른 조생찰벼인 ‘진부찰’을 교배하여 북부평야 중산간지에 적합한 조숙 내병 다수성 특성을 가진 ‘청백찰’(Won et al. 2013)이 개발되었고, 찹쌀가루 가공 적성이 좋은 통일형 초다수 찰벼인 ‘미르찰’이 개발되었으며(Seong et al. 2021), 북부평야지에 적합한 대립 다수성 향찰인 ‘고향찰’(품종보호등록 제6277호) 등 지역적응성이 우수한 다수성 품종들이 개발되었다. 이와 같이 많은 품종들이 육성되고 있으나 찰벼는 같은 품종이라도 재배 환경에 따라서 호화점도와 식감 등의 특성에 차이가 발생하는 만큼 (Park et al. 2023, Yoon et al. 2012) 재배 지역에 적합한 찰벼 품종을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 따라서 전라북도농업기술원에서는 2012년부터 특수미 품종 개발을 추진한 결과, 찰벼 주산지인 호남 평야지에 적합한 중만생이며, 도복에 강한 다수성 찰벼 품종인 ‘다복찰’을 육성하였기에 이 품종의 육성 경위와 주요 특성을 보고하고자 한다.
‘신명흑찰 (IT284609)’을 모본으로 하고 다수성 품종인 ‘황금노들’을 부본으로 교배하여 선발된 고정 계통에 대해서 2017년부터 2018년까지 생산력 검정을 수행하였다. 지역적응성 검정 시험은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간 호남평야지(전주, 익산, 예산, 나주) 4개 지역에서 ‘신선찰벼’를 대비품종으로 하여 수행하였다. 재배방법, 시비량 및 질소분시방법은 농촌진흥청 표준재배법에 준하였고, 농업형질 및 품질 조사는 농촌진흥청 신품종개발공동연구사업 과제수행계획서와 농업과학기술 연구조사분석기준에 준하여 실시하였다(RDA 2018, 2019, 2020).
농업형질조사를 위하여 출수기를 조사하고, 성숙기에 평균이 되는 20개체에 대해서 간장, 수장, 수수를 측정하였다. 수확한 정조 1 kg을 수량조사현미기(LST, Gwangyang, 한국)로 제영하여 정현비율을 측정하고, 100주 정조수량에 정현 비율을 곱하여 현미수량을 구한 다음 10a당 수량으로 환산하였다. 성숙기에 3주를 취하여 등숙률 및 수당립수를 조사하였고 100주를 3반복 예취하여 정조중을 측정하였다. 수확한 정조를 제영하여 정현 비율을 조사하고, 100주 정조수량에 정현비율을 곱하여 현미수량을 구하였다. 백미수량은 현미수량에 일반적인 현백률인 0.92을 곱하여 구하고, 재현한 현미로 천립중을 측정하였다.
현미 장폭비는 길이, 너비를 캘리퍼스(Caliper CD-15CP, Mitutoyo Corp., Japan)를 이용하여 조사하고 너비에 대한 길이의 비율로 계산하였다. 알칼리붕괴도는 백미 6립을 3반복으로 15 mL 용량의 사각 플라스크에 넣고 1.4% KOH 용액 10 mL씩 분주한 후 30℃ 항온기에서 23시간 정치 후(Cheo & Heu 1975), 퍼짐정도 및 투명도에 따라 7단계로 구분하였다. 단백질 함량은 Micro Kjeldahl 질소 정량법에 따라 단백질 분석기(Kjeltec 2400 AUT, FOSS Tecator, Mulgrave, Australia)로 측정하고, 아밀로스 함량은 요오드 비색정량법(Juliano 1985)으로 측정하였다. 도정특성은 정선한 정조를 로울러식 시험용 제현기를 이용하여 현미를 제조한 후 정조에 대한 현미의 중량비로 정현비율로 구하였다. 현백률은 현미를 시험용 정미기에 5회 반복 도정하여 얻어진 백미를 1.7 mm 체로 친 후 남은 백미중량을 현미의 중량에 대한 백분율로 구하였고, 도정률은 정현비율에 현백률을 곱한 후 100으로 나눈 수치로 표시하였다. 백미 완전미율은 도정 후 얻어진 백미를 50 g씩 3반복으로 취하여 육안으로 완전미를 분리한 후 완전미의 무게를 재어 원료 쌀의 중량에 대한 백분율로 표시하였다. 완전미 도정수율은 도정률에 백미 완전미율을 곱한 후 100으로 나누어 구하였다.
위조 및 성숙기 하엽노화는 완전낙수 이후 한발해나 하엽노화에 대해 달관조사로 평가하였다. 내냉성 검정은 국립식량과학원 춘천출장소에서 이앙 후 20일부터 등숙기까지 수온 17℃, 수심 5 cm로 처리 후 출수지연일, 임실율 등을 조사하였다. 내냉성 유묘검정은 3엽기부터 수온 13℃로 10일간 처리하여 1-9의 질적등급으로 구분하였다(RDA 2018). 저온발아율은 100립씩 3반복으로 13℃에서 15일간 치상하여 발아율을 조사하여 측정하였다. 수발아는 출수 후 40일된 주간이삭을 25℃ 포화습도에서 7일 후 발아율을 조사하였다(RDA 2018). 도복저항성 검정은 출수 후 20일에 평균이 되는 3개체를 골라 실시하였다. 좌절중은 간기부에서 10 cm 절간 중앙부에 하중을 걸어 부러질 때의 무게로 인장강도 시험기(DTG-5, Digitech Co. Ltd., Osaka, Japan)를 이용하여 측정하고, 도복지수는 [모멘트(g⋅cm)/좌절중(g)]×100의 공식을 이용하여 구하였다.
잎도열병 검정은 밭못자리 검정법을 이용하여 수행하였으며 0-9단계로 발병을 구분하였다. 벼흰잎마름병 내병성 검정은 대표 균계에 대한 저항성 반응을 K1(HB1013), K2(HB1014), K3 (HB1015), K3a(HB1009) 균주를 이용하여 검정하였다. 최고분얼기에 엽선단 5 cm 부위를 가위로 절엽하여 병원균을 접종하였다. 접종 2주 후에 가장 긴 병반을 가진 3개 엽의 병반장 값의 평균으로 저항성 (R), 이병성 (S)으로 저항성을 구분하였다. 줄무늬잎마름병과 오갈병에 대한 바이러스 저항성 검정은 바이러스 보독충을 방사하여 대량 검정법을 이용하였다. 벼멸구 및 애멸구 저항성 검정은 본엽 2~3엽기에 보독충 애멸구를 이용하여 접종 후 30일에 검정 계통을 저항성과 감수성으로 판정하였다.
본 실험에서 측정된 실험값은 SAS 프로그램(ver.9.1, USA)으로 평균, 표준편차, ANOVA, DMRT(Duncan’s multiple range test)를 이용하였으며, p<0.05 수준에서 유의성을 검증하였다.
‘다복찰’은 호남내륙평야 1모작지에 적합하고 다수성이면서 복합내병성을 갖춘 중만생종 찰벼 품종을 육성할 목적으로 2012년 흑미 찰벼 자원인 도복에 강한 ‘신명흑찰’과 중만생 복합내병성의 담수직파 적합 다수성 품종인 ‘황금노들’을 인공교배하여 계통육성법으로 개발한 품종이다(Fig. 1). 생육특성이 양호한 ‘JR53-28-4-10-5-3’ 계통을 선발하여 2018년 ‘전북12호’ 계통명을 부여하였다(Fig. 2).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간 지역적응시험을 실시한 결과 중만생종이면서 높은 수량성이 인정되어 2023년 6월 국립종자원에 품종보호등록되었다(제9602호).
‘다복찰’은 호남평야지 보통기 보비재배에서 평균 출수기가 8월 13일로 ‘신선찰벼’보다 8일 늦은 중만생종이다. 주당수수는 16개로 ‘신선찰벼’과 차이가 없으며, 수당립수는 92개로 ‘신선찰벼’보다 7개 많고, 등숙비율은 84.9%로 ‘신선찰벼’보다 1.5% 낮았으나 두 품종 간에 통계적 유의성은 없었다. 현미 천립중은 24.9 g으로 ‘신선찰벼’ 보다 약 4 g 무거운 편이다(Table 1). 현미 길이는 5.3 mm로 ‘신선찰벼’와 비슷하나 현미 폭과 두께는 ‘신선찰벼’ 보다 각각 0.2 mm, 0.2 mm 넓고 두껍다. 정조와 현미 장폭비는 차이가 없었다(Table 2, Fig. 3). ‘신선찰벼’와 같이 ‘다복찰’의 불시출수와 위조현상은 없고, 성숙기 하위엽의 노화는 느렸다. 내냉성 검정 결과 임실률 및 등숙기 내냉성은 ‘신선찰벼’보다 다소 강하고, 수발아는 잘 안되는 편이었다(Table 3). ‘다복찰’의 도복관련 특성을 보면 벼 키는 ‘신선찰벼’보다 16.1 cm 작고 좌절중이 457.9 g 무거워 도복지수가 122로 ‘신선찰벼’보다 쓰러짐에 견디는 특성이 강한 것으로 분석되었으며, 포장도복 또한 3정도로 ‘신선찰벼’ 보다 약하게 발생하였다(Table 4, Fig. 4).
전국 12개소에서 3년간 실시한 잎도열병 밭못자리 검정결과 ‘다복찰’의 도열병 발병 정도가 평균 2.8로 ‘신선찰벼’ 1.8보다 높은 경향이며, 목도열병은 전주지역에서 15.5%로 신선찰벼 1.3%대비 발생율이 높았고 진주지역에서는 2.1%로 ‘신선찰벼’ 5.1%보다 낮았다(Table 5). ‘다복찰’은 흰잎마름병(K1-3a), 줄무늬잎마름병 및 오갈병에는 저항성이 없으며, 벼멸구 및 애멸구 등 충해에도 저항성이 없어 병해충 및 바이러스에 대한 형질 보완이 필요하다(Table 6).
‘다복찰’의 제현율과 도정율이 각각 83.8%와 75.1%로 ‘신선찰벼’ 보다 각각 2%, 1.6% 높아 도정 특성이 우수하였으며, 알칼리붕괴도는 6.0으로 ‘신선찰벼’보다 다소 높다. ‘다복찰’의 단백질 함량은 ‘신선찰벼’와 차이가 없었으며, 아밀로스 함량은 5.4%로 4.5%인 ‘신선찰벼’보다 높은 경향이다(Table 7).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간 호남평야지 4개소에서 지역적응시험을 실시한 결과 10a당 쌀수량은 충남 예산 지역이 651 kg 으로 가장 많았고, 전북 익산 591 kg, 전남 나주 581 kg, 전주 539 kg순이었다. 평균 쌀수량은 591 kg/10a로 ‘신선찰벼’ 대비 122% 수량성을 보였는데, 이는 신선찰벼보다 수당립수가 많고 천립중이 무거워 수량성이 높아진 것으로 판단된다(Tables 1, 8).
‘다복찰’은 호남평야 1모작지의 재배에 적합한 다수성 중만생 찰벼 품종이다. 질소질 비료 과용 시 도복 및 병해충 발생이 우려되므로 적정 균형 시비하여야 하며, 주요 병해충 및 바이러스에 저항성이 없으므로 병해충 상습발병지와 이모작 재배를 피하고 적기 기본 방제를 철저히 하여야 한다. 냉해 위험성이 있으므로 냉수용출답이나 만식재배는 피하는 것이 좋다.
‘다복찰’은 다수성의 중만생종 찰벼 품종을 육성하고자 전라북도농업기술원 작물식품과에서 육성된 찰벼품종이다. 출수기는 호남평야지 보통기 보비재배에서 8월 13일로 ‘신선찰벼’보다 8일 늦은 중만생종이다. 주당수수는 ‘신선찰벼’와 비슷하고, 수당립수는 많으며, 등숙비율은 다소 낮고, 현미 천립중은 ‘신선찰벼’ 보다 무거운 경향이다. ‘다복찰’의 생리장해 저항성은 불시출수는 없고, 성숙기 하엽노화가 느리며, 출수지연이 적고 수발아는 잘 안되는 편이다. 도복관련 형질에 있어서 벼키는 ‘신선찰벼’보다 작고, 좌절중이 무거워 ‘신선찰벼’ 보다 도복지수가 낮은 편이다. 잎도열병은 발병 정도가 평균 2.8로 ‘신선찰벼’ 보다 약한 경향이다. 흰잎마름병, 줄무늬잎마름병, 해충 및 바이러스에 감수성이다. 제현율과 도정율이 각각 83.8%와 75.1%로 ‘신선찰벼’보다 우수한 경향이며, 현미 장폭비는 1.9로 ‘신선찰벼’와 차이가 없고, 아밀로스 함량은 다소 높은 경향이다. 호남평야 보통기 보비재배 4개소에서 수량성은 591 kg/10a으로 대조품종인 ‘신선찰벼’대비 122% 수량성을 보였다.
‘다복찰’을 육성함에 있어 협력하여 주신 국립식량과학원과 각도 농업기술원 지역적응시험 담당자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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