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욱과 무궁화속에 속하는 목본성 식물인 무궁화(Hibiscus syriacus L.)는 여름철 꽃을 피우는 수종 중 하나로, 꽃이 아름답고 개화기간이 길어 관상수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Lee et al. 2020). 무궁화에 대한 연구는 1947년 자생 무궁화에 대한 현황 조사를 시작으로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 한국원자력연구원 등 국⋅공립연구기관과 서울대학교, 강원대학교 등 대학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다(Song, 2019).
수목은 초본류에 비해 세대가 길어 품종 육성에 오랜 기간이 소요되고 형질 검정을 위한 공간이 상대적으로 많이 필요하여 신품종 개발이 더딘 편이다(Jang et al. 2020). 무궁화 신품종 육성은 1960년대 이후 본격화되었는데, 콜히친 처리를 통해 배수체를 유도하거나(Kim, 1962) 자생 무궁화 중 형질이 우수한 개체를 선발(Cho et al. 2006, Park et al. 2007)하는 경우도 있었으나 대부분은 인공교배에 의해 얻어진 차대 중 형질이 특이한 것을 선발하여 품종화한 경우가 많았다(Ha et al. 2015, Park et al. 2020). 2023년 10월 말까지 국립종자원에 보호등록된 74개의 무궁화 품종을 육성방법에 따라 구분해 보면, 교배육종이 57품종(77%)으로 가장 많았고 방사선 처리에 의한 돌연변이 유도와 아조변이 육종이 14품종(19%), 선발육종이 3품종(4%)이었다. 식물 신품종보호제도 시행 이전에 개발된 품종과 개인이 개발하였으나 품종등록은 하지 않은 채 유통되고 있는 품종까지 합치면 국내 육성 품종은 대략 150종 이상 되는 것으로 추정된다(Kwon et al. 2017).
무궁화는 나라꽃이라는 인식 때문에 학교, 관공서 및 무궁화동산에 주로 식재되어 왔으나 생활 수준이 올라가고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다른 화훼식물들처럼 실생활에서 가깝게 활용될 수 있도록 실내 재배용, 가로수용 등 맞춤형 품종에 대한 요구가 점점 많아지고 있는 실정이다(KFS 2022). 본 연구는 이러한 요구에 부흥하고자 품종간 인공교배를 통해 꽃이 아름답고 연간 생장량이 작은 분화용 품종을 육성하고자 하였다. 모수로 활용된 ‘한서’ 품종은 단심이 없는 배달계 무궁화로서 평균 꽃지름이 10.4 ㎝, 꽃잎의 길이 대비 폭의 비율인 꽃잎지수가 1.07로서 크고 둥근 형태의 꽃을 가졌다. 1983년에 재래종과 도입종의 자연결실 차대 중 선발되었으며, 무궁화 운동에 앞장섰던 한서 남궁억 선생의 호를 따 이름을 지었다. 수분수로 활용된 ‘홍단심’은 홍단심계 주요 품종 중 하나로 1979년 서울대학교에서 선발되었으며 곁가지 발생이 적고 수세가 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Ryu et al. 1993). 상기 두 품종의 인공교배를 통해 꽃이 아름다우며 재배가 용이한 신품종 무궁화를 개발함으로써 무궁화의 이용 확대를 도모하고자 하였다.
분화용 무궁화 신품종 육성을 위하여 2011년 8월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생명자원연구부(경기 수원) 구내에 위치한 무궁화 품종보존원에서 당년지 길이 생장이 느린 편으로 꽃잎의 길이에 비해 꽃잎 폭이 넓어 꽃 모양이 둥근형을 나타내는 ‘한서’ 품종을 모수로, 역시 당년지 길이 생장이 느리며 개화량이 많고 결실량이 적은 ‘홍단심’ 품종을 수분수로 하여 인공교배를 수행하였다. 그 해 11월에 22립의 종자를 취득하여 2012년 4월에 해당기관 야외포장에 파종하여 양묘하였다.
2014년도에 개화한 19개 인공교배 차대묘를 대상으로 주요개량 형질인 꽃 모양, 꽃 크기, 꽃잎 색, 단심 존재 여부와 크기, 잎 특성, 수형 특성, 생장량 등을 조사하여 3개체를 1차 선발하였다. 2015년 1차 선발된 3개체를 삽목 증식하여 2015~2017년까지 재배하며 국립종자원에서 발간한 신품종 특성조사요령(KSVS 2004)에 의거, 형질 특성을 조사하고 최종적으로 1개체(NFHH05)를 2차 선발하였다. 2차 선발된 개체를 다시 삽목 증식하였으며, 이와 함께 선발개체와 꽃의 형태적 특성이 유사한 ‘삼천리’를 대조품종으로 선정하여 동일 포지에 삽목 증식하였다.
육성계통과 대조품종에 대한 생육 및 개화 특성 검정은 2018~2020년까지 3년간 수행하였으며, 선발형질의 안정성을 확인한 후 2020년 최종 선발하여 ‘희원’으로 명명하여 출원⋅등록하였다. 본 품종의 연도별 육성과정을 Table 1에 나타내었다.
신품종 ‘희원’은 밝은 분홍색(P76B) 화색을 가진 홍단심계 홑꽃으로 꽃지름은 평균 88.4 ㎜로 대조품종인 ‘삼천리’의 131.1 ㎜에 비해 다소 작으나 ‘삼천리’보다 꽃잎이 두껍고 꽃잎맥이 뚜렷하다. 꽃은 활짝 피어 접시 모양을 나타내며 꽃잎 끝이 바깥쪽으로 다소 말리는 형태를 띤다. 꽃잎지수는 1.02로 꽃잎이 서로 겹쳐 둥근형을 이루는데, 대조품종인 ‘삼천리’와 비교하였을 때 꽃잎 너비는 비슷한 반면 꽃잎 길이는 작아 꽃잎간 겹침이 상대적으로 덜하다. 단심은 붉은빛이 도는 선명한 자주색(RP60A)으로 크기가 11.6 ㎜로 작고 단심선이 짧다. 꽃봉오리의 색도 밝은 분홍색으로 연한 자주색을 가진 대조품종과 구분된다(Fig. 1, Table 2).
‘희원’은 잎의 전체적인 모양이 난형(卵形)에 가깝고 잎끝은 둔한 편이며, 잎 밑모양은 둥근 편이다. 잎 열편의 갈라짐은 거의 없거나 약하고 잎 가장자리 결각은 적은 편이다. 잎몸 길이와 너비의 비율은 1.41로 대조품종인 ‘삼천리’보다 다소 짧고 넓은 편이다. 수형은 다소 곧추 서는 형이며, 길이 생장은 보통이다(Fig. 2, Table 3).
‘희원’의 개화 특성은 7월 초부터 개화가 시작되어 조생종에 속하며, 개화최성기는 7월 말~8월 중순으로 개화기간은 평균 63일 정도이다. 대조품종과 출원품종의 3년생 삽목묘의 당년지 길이 생장을 비교한 결과 대조품종은 평균 43.6 ㎝이었던 반면, 출원품종은 26.8 ㎝로 10 ㎝ 이상 작게 나타났다. ‘희원’은 당년지 길이 생장이 다소 느리고 꽃 크기가 약 9 ㎝에 달해 큰 편이므로 중형 화분 재배나 꽃동산 조성용으로 적합해 보인다.
출원품종의 주요 형질들은 당대에 충분히 균일하게 발현하였으며, 수령이 증가하여도 변하지 않았다. 또한 삽목증식하여 조사한 결과 대조품종과 확연히 구별되는 특성을 지속적으로 발현하는 동시에 균일성을 유지하였으며, 삽목 1세대와 2세대 시험에서 균일성 판정 결과가 각각 다르지 않았다. 이러한 결과를 토대로 종자산업법 제26조 및 동법 시행규칙 제28조에 의하여 본 품종에 대한 품종보호권을 출원하였고(출원번호 2021-60), 2022년 2월 25일 품종보호등록원부에 품종보호 제8875호로 등록되었다.
본 연구는 국립산림과학원의 일반연구사업 「무궁화 유통품종 정보 체계화 및 디지털육종 기반 구축 연구(과제번호:FG0403-2023-02-2023)」의 지원에 의해 이루어졌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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