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밀(Triticum aestivum L.) 연간소비량은 1970년에 26.1 kg에서 점차 증가하여 2022년은 38.0 kg으로 쌀(56.7 kg) 다음으로 많은 작물이다. 하지만 재배면적은 1970년 9만 7천 ha이었으나 이후 급감하기 시작하여 2022년은 8천 ha가 재배되어 국내 자급률은 1.3% 수준으로 거의 전량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MAFRA 2023). 최근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 19 및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 국제적인 요인으로 인하여 글로벌 수급 불안정성이 심화되었으며, 국제 곡물 가격이 상승하여 국제 밀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KREI 2024).
국내 밀 재배는 주로 10월에 파종하여 6월에 수확하고, 밀 후작으로 벼나 콩 등을 재배하는 2모작 방식이어서 겨울철 추위에 강하면서 후작 작물과 작업 경합을 줄일 수 있는 숙기가 빠른 조숙성 밀 품종개발이 필요하다. 또한, 도복은 생산량 감소와 품질 저하를 가져오기에 농가소득 및 수입밀과의 가격경쟁력 향상을 위해서는 밀 품종 육성에 도복 내성은 중요한 형질이다. 이에, 농촌진흥청에서는 국산밀 자급률 향상을 위해 이모작 재배가 가능하고, 수량이 많으면서 붉은곰팡이병과 겨울철 한해와 수발아 등에 강한 품종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Kim et al. 2020).
최근에는 소비자의 요구가 다양해지면서 용도에 적합한 고품질 품종 개발(Kim et al. 2020)과 수입 밀과의 차별화를 위한 기능성 밀 품종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Jin et al. 2021, Lee et al. 2017). 1970년 이후 국내에서 개발된 품종은 약 40여 품종이 개발되었으나 ‘새금강’(RDA 2015)과 ‘금강’(Nam et al. 1998) 등 국수용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과자용은 ‘고소’(Kang et al. 2015) 등 3품종과 빵용으로 ‘조경’(Kang et al. 2006), ‘백강’(Kim et al. 2021)과 ‘황금알’(Kim et al. 2023)이 있다.
정부 보급종 중 하나인 국수용 ‘금강’은 숙기가 빠르고 다목적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수량성이 낮아 농가소득이 감소하게 된다. 국산 밀 자급률 향상을 위해서는 안정적인 이모작 재배가 가능하고, 용도에 적합하면서 높은 수량성이 확보된 품종 개발이 중요하다. 이러한 시점에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에서는 추위와 도복에 강하고, 이모작 적응성이 우수한 국수용 밀 신품종 ‘중모2015’를 육성하여 이 품종의 육성 경위와 주요 특성을 보고하고자 한다.
본 연구는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 동안 전북 전주, 전남 나주, 경남 진주, 경남 밀양 등 4개소의 논 조건 시험지와 경기도 수원, 충남 예산, 경북 대구, 제주 등 4개소의 밭 조건 시험지에서 지역적응시험을 수행하였다(RDA 2017, 2018, 2019). 파종량은 수원, 예산과 대구에서 10 a 당 14 kg 수준으로, 전주, 나주, 진주, 밀양과 제주에서 10 a당 16 kg 수준으로 파종하였다. 파종기는 수원과 예산지역은 10월 상순, 전주, 나주, 진주와 밀양지역은 10월 하순, 제주도는 11월 상순에 파종하였다. 시험구는 밭 조건에서 조파(휴폭(cm)×파폭(cm)×휴장(m)×열수)로, 수원(40 cm×18 cm×4 m×6열), 예산과 대구(25 cm×5 cm×6 m×6열), 제주(40 cm×18 cm×6 m×6열)에 난괴법 3반복으로 실시하였다. 논 조건에서는 전주, 나주, 진주, 밀양 모두 휴립광산파(150 cm×120 cm×5 m×1구)를 난괴법 3반복으로 실시하였다. 시비량은 10 a당 9.1 kg (N), 7.4 kg (P2O5), 3.9 kg (K2O) 수준으로 시용하였으며, N은 파종기와 생육재생기에 각각 4 : 6 비율로 나눠서 시용 하였다. 밀 시험계통의 농업적 형질은 농업과학기술 연구조사분석기준(RDA 2012)에 준하여 조사하였다.
특성 검정은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개년간 전북 전주에서 흰가루병, 붉은곰팡이병, 수발아 저항성과 파성검정을 실시하였고, 내한성은 고위도지역인 경기도 연천에서 검정하였다. 흰가루병 검정은 성체 검정법으로 3월 초순에 비닐하우스에서 3 반복으로 파종하고, 차광하여 자연 발생을 유도하여 식물체의 병반면적율을 조사하였다. 붉은곰팡이병 검정은 병원균주인 Fusarium graminearum을 영화기에 스프레이 접종하고, 유산지를 씌워 3일간 접종한 후 2주 뒤에 발병률을 조사하였다. 내한성 검정은 10월 상순에 고휴와 저휴에 2 반복으로 파종하여 월동 후 고사주율(%)과 고엽율(%)을 조사하여 평가하였다. 수발아는 10월 하순에 3 반복으로 파종하여 개화 후 35일 되는 이삭을 채취한 후, 모래묻이법 으로 수발아립을 조사하여 수발아율(%)을 조사하였다. 파성은 춘화처리(4℃, 3주)를 실시한 계통과 무처리 계통을 각각 온실에 파종하였고, 온실 온도는 주간 20℃, 야간 15℃를 유지하였으며, 24시간 일장 처리를 하고 계통의 주간엽수와 지엽전개일수를 조사하여 평가하였다.
밀가루의 품질분석을 위한 제분은 Buhler 제분기(MLU 202, Switzerland)를 이용하였다. 밀가루의 수분, 단백질과 회분 함량, 반죽 특성, 전분 및 글루텐 추출 방법은 AACC 방법(2000)에 따라 수행하였다. 글루텐은 AACC 방법(2000) 38-10의 방법으로 10 g의 밀가루에서 글루텐을 추출하여 무게를 비율로 나타내어 글루텐 함량을 측정하였다. 아밀로스 함량과 침전가는 각각 Gibson et al. (1997)의 방법과, Axford et al. (1979)의 방법에 따라 측정하였다. 밀가루의 반죽 특성은 Mixograph (National Manufacturing Co., Lincoln, USA) 전용 용기에 밀가루 10 g과 증류수를 넣은 후 10분 동안 반죽하여 나타나는 그래프 모양을 분석하였다. 전분 특성은 Micro-viscoamylograph (Brabender Instruments Inc., Duisburg, Germany)를 이용하여 최고 점도를 분석하였고, Minolta JS-555 (Minolta Camera Co., Tokyo, Japan)을 이용하여 밀가루 색도 중 밝기(L)를 분석하였다. 국수 제조 및 삶은 국수 특성은 Park et al. (2006)의 방법에 따라 측정하여 평가하였다.
밀가루 글루텐 강도와 관련 있는 고분자 글루테닌(HMW-GS; high molecular weight glutenin subunits)의 조성 중 Glu-D1 분석은 Liu et al. (2008) 방법과 De Bustos et al. (2001) 방법을, 밀가루 밝기에 관여하는 PPO (polyphenol oxidase)는 Sun et al. (2005) 방법을, 전분 합성에 관여하는 GBSS (granule bound starch synthase)는 Nakamura et al. (2006) 방법을, 종실 경도와 관련 있는 puroindolines는 Gautier et al. (1994) 방법을 이용하여 분석 후 검정하였다.
시험성적에 대한 통계분석은 SAS Ver. 9.1 프로그램(SAS 2002)을 이용하여 분산분석을 하고 LSD 검정을 하였고, p<0.05 유의수준으로 처리 구간의 통계적인 차이를 구명하였다.
국내 밀 보급품종 중 ‘금강’은 품질은 우수하지만, 단위면적당 생산량이 적고, 국수 식미감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어 생산성과 식미 향상이 요구되었다. 이에 농촌진흥청에서는 국산밀 품종의 수량과 품질향상을 목표로 2007년도에 조숙이면서 단위면적당 생산량이 많은 ‘조경’을 모본으로 하고, 조숙이면서 국수용으로 우수한 ‘수원 293호’를 부본으로 인공교배를 실시하여 IW2007090 조합을 육성하였다. 그 후 전라북도 남원에서 집단재배 후에 전북 김제에서 계통을 전개하여 조숙이면서 내한성이 강하고, 초형과 수형이 양호한 계통인 IW2007090-B-B-B-21-1-1-2를 2015년과 2016년에 2년간 생산력 검정시험에 공시한 결과 생육특성, 생리장해, 내병성 및 수량성이 우수하여 ‘전주 391호’로 계통명을 부여하였다. 2017년도부터 3개년 동안 밭조건 4개소와 논조건 4개소에서 지역적응시험을 수행한 결과, 숙기가 빠르면서 답리작 적응 다수성이고, 백립계로 추위와 도복에 강하고, 밀가루 품질에서도 제면용에 적합한 단백질과 글루텐을 함유하고 있으며 밀가루 색택이 밝고, 삶은 국수 식미가 건면용에 적합하여 2019년 직무육성 신품종선정심의회에서 ‘중모2015’로 명명하였다. 이후 국립종자원에 품종보호 출원을 하여 재배 심사를 하였고, 2022년 종자산업법 제 55조에 따라 품종보호 제 9790호로 품종보호 등록원부에 등록되었으며, 자세한 계보도와 계통도는 Fig. 1과 Fig. 2에 도식화 하였다.
‘중모2015’의 고유특성 중 총성은 중간형이며 파성은 Ⅲ으로 양절형이고, 잎은 진한 녹색이고 엽폭은 중간 정도에 다소 늘어지는 특성이다. 줄기 굵기는 중간 정도이고 이삭은 황백색에 방추형이며, 종실 크기는 대립이고 종실색은 백립계로 ‘금강’과 같은 특성을 나타냈다(Table 1).
‘중모2015’의 출수기는 밭 조건에서 4월 22일로 대조 품종인 ‘금강’과 같고, 논 조건에서 4월 19일로 ‘금강’ 보다 2일 늦게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제주에서 4월 12일로 가장 빨랐고, 수원과 예산에서 4월 28일로 가장 늦었다. 성숙기는 밭 조건에서 6월 3일, 논 조건에서 5월 30일로 ‘금강’ 대비 밭 조건은 같았고, 논 조건에서는 1일 늦게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제주에서 5월 27일로 가장 빠르고 충남 예산에서 6월 8일로 가장 늦었다(Table 2).
‘중모2015’의 간장은 80 cm로 ‘금강’(78 cm) 대비 2 cm 길었고, 수장은 7.8 cm로 ‘금강’(7.8 cm)과 동일하였다. 단위면적당 이삭수는 804 개/m2로 ‘금강’과 동일하였고, 1수립수는 32립으로 ‘금강’(27립)보다 5립 많았다. 용적중(L중)은 831 g으로 15 g 무겁고, 천립중은 43.0 g으로 ‘금강’(46.3 g) 대비 3.3 g 가벼웠다(Table 3).
‘중모2015’의 재해저항성과 병해 내성은 Table 4에서 보는 바와 같다. 도복 정도는 대구(2)를 제외하고 ‘금강’보다 다소 강하게 나타났으며, 내한성은 연천지역에서 고휴재배 고사주율이 6.3%, 저휴재배 0.7%로 ‘금강’(17.3%, 1.0%)에 비해 강하였다. 수발아율은 48.9%로 ‘금강’(25.0%) 대비 23.9% 높아 수발아 내성이 약하였고, 붉은곰팡이병과 흰가루병은 감수성을 나타내어 재배상 주의가 요구되었다(Table 4).
‘중모2015’의 생산력검정시험 결과 종실 수량 4.97 MT/ha로 대조 품종인 ‘금강’(3.96 MT/ha) 대비 26% 증수하였다(Table 5). 그 후 3년간 밭 조건 4개소와 논 조건 4개소에서 지역적응시험을 실시한 결과, 수원은 6.34 MT/ha로 수량이 가장 높게 나타났고, 제주는 3.88MT/ha로 가장 낮았다. 평균 수량은 밭 조건에서 5.75 MT/ha, 논 조건에서 5.27 MT/ha으로 ‘금강’(4.95 MT/ha, 4.46 MT/ha) 대비 각각 16%, 18% 증수하여, 전체평균은 17% 증가한 수량 성적을 나타내었다(Table 6). 이는 대조 품종인 ‘금강’과 수량구성요소인 수수는 같지만 1수립수가 5립 많아 종실 수량이 많은 것으로 판단되었다.
‘중모2015’의 제분율은 72.3%로 대비품종인 ‘금강’(74.6%) 보다 2.3% 적었으며, 회분 함량은 0.46%로 ‘금강’(0.40%) 보다 0.06% 높았고, 밀가루 밝기(L)는 90.76으로 ‘금강’(91.50)보다 다소 어둡게 나타났다. 단백질의 함량은 11.7%로 ‘금강’(13.6%) 보다 1.9% 낮았고, 글루텐 함량은 9.0%로 ‘금강’(11.4%) 보다 2.4% 낮았으며, 침전가는 42.8 ml로 ‘금강’(61.8 ml) 보다 19.0 ml 낮게 나타났다(Table 7). 밀가루의 반죽특성을 분석 한 결과, ‘중모2015’의 가수량은 62.2%로 ‘금강’(60.2%)보다 많았고, 반죽 시간도 4.4 분으로 ‘금강’(3.8 분) 보다 길었다. 아밀로스 함량은 24.4%로 ‘금강’(25.3%)보다 0.9% 적었고, 최고점도의 값은 109BU로 ‘금강’(86 BU)보다 23 BU 높았다(Table 8). 이는 아밀로스 함량이 낮을수록 최고점도가 높아진다는 결과와 유사하였다(Baik et al. 2003, Baik & Lee 2003). 이러한 밀가루의 품질과 반죽 특성의 결과는 ‘중모2015’이 제면용 특히, 생면에 더 적합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제면 특성은 Table 9에서 보는 바와 같이 면대 색의 밝기(L)는 83.10으로 ‘금강’보다 밝으며 적색도(-1.34)는 낮고, 황색도(17.91)는 ‘금강’보다 높다. 삶은 국수의 경도가 3.92N으로 ‘금강’보다 다소 높고, 탄성과 점성은 각각 0.94와 0.60으로 ‘금강’보다 다소 높은 국수 식미 특성을 나타냈다.
품질관련 표지인자에 대한 특성은 Table 10과 같다. 단백질 질적 특성 중 글루텐 강도에 큰 영향을 미치는 Glu-D1의 조성은 ‘금강’과 같은 5+10을 나타내어 밀가루 반죽의 탄력성과 신축성이 강할 것으로 판단되었다. 밀가루 면 밝기에 관여하는 PPO18 표지인자를 분석한 결과 685 bp로 ‘금강’과 같아 면의 밝기는 다소 어두운 특성을 나타낼 것으로 판단 되었다. 아밀로스 생성에 관여하는 전분합성효소인 GBSS 조성을 분석한 결과 ‘금강’과 같은 야생형으로 나타났다(Kang et al. 2012). 밀 종실의 경도와 관련된 puroindolines의 조성에서 Pinb-D1은 a로 ‘금강’(b)과 다르게 평가되었으며, Pinb-D1 유전자형에서 a형은 b형에 비해 종실 경도가 낮고 제분수율이 낮다는 보고와 유사한 결과를 보였다(Gautier et al. 1994).
‘중모2015’은 2019년에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에서 새롭게 육성한 국수용 밀 품종이다. ‘중모2015’의 파성은 Ⅲ형으로 양절형이고, 잎색은 진한 녹색, 이삭은 황백색에 방추형이고, 종자는 백립이면서 대립이다. 출수기는 밭 조건과 논 조건에서 각각 4월 22일과 4월 19일이며, 성숙기는 밭 조건과 논 조건에서 각각 6월 3일과 5월 30일로 이모작재배가 가능하다. 단위면적(m2)당 수수는 804개로 ‘금강’과 같고, 1수립수는 32립으로 ‘금강’보다 5립 많았으며, 천립중은 43.0 g으로 ‘금강’ 보다 3.3 g 적었다. 조곡 수량은 밭 조건에서 5.75 MT/ha, 논 조건에서 5.27 MT/ha로 ‘금강’ 대비 각각 16%, 18% 증수하여, 전체평균 수량은 17% 증가한 5.51 MT/ha로 나타났다. ‘중모2015’의 재해저항성은 ‘금강’ 보다 도복과 내한성에 강하였으나, 붉은곰팡이병과 흰가루병은 감수성으로 재배 시 주의가 요구되었다. 제면 특성에서 ‘중모2015’는 면대 색이 밝으면서 삶은 국수의 경도가 높고, 탄성과 점성이 다소 높은 국수에 적합한 가공 특성을 나타냈다.
본 연구는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의 고유연구사업(가공용도별 밀 품종개발 및 육종효율 증진연구(4단계), PJ016771012024)의 지원으로 수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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