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에서 보리는 재배면적이 29천ha로 벼, 콩 다음으로 많이 재배되는 식량작물이다(KOSIS, 2021). 보리는 종실 피과성 및 이삭 조성에 따라 겉보리와 쌀보리, 2조와 6조로 분류되어 재배되고 있다. 혼반용으로 이용되는 쌀보리와 엿기름용으로 쓰이는 겉보리 대부분은 6조이며, 맥주보리는 2조 겉보리가 국내에서 육성되어 양조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2조와 6조 모두 맥주용으로 사용될 수 있지만 2조가 6조에 비해 종실이 크고 단백질 함량은 낮으면서 전분 함량은 높은 특성이 있으며, 맥즙의 점도와 관련이 있는 베타글루칸 함량이 낮아 맥주 제조에 유리하다(Kim et al. 2013, Lee & Lee 1994). 종실 껍질의 경우 2조가 8~10%로, 6조 11~13%보다 얇은 특성이 있어 껍질에 함유된 폴리페놀과 쓴맛을 나타내는 성분이 적고, 추출률이 더 높아 우수한 품질의 맥아 및 맥주를 제조할 수 있다(Brewing Science. 2015). 또한 맥아의 품질은 성숙한 종실 배유의 전분과 단백질의 결합 정도가 낮을수록 발아가 쉬워지기 때문에 품질이 좋아진다(Brennan et al. 1996). 이외에도 마이크로파를 4초간 조사한 보리의 경우 껍질 경도가 감소하여 추출률이 개선되었고(López-Perea et al. 2008), 재배 시 황을 시비한 보리의 경우 맥아의 α- 아밀라아제 활성이 증가하였고, 맥아즙의 베타글루칸 함량이 감소하여 양질의 맥아를 얻을 수 있다는 연구도 보고되었다(Zhao et al. 2006).
최근 수제맥주에 대한 관심이 증가함에 따라 국내 소규모 지역 특화 맥주 산업이 활성화되고 있다. 하지만 수제맥주 제조에 사용되는 원곡 대부분이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2003년에 개발된 맥주보리 ‘호품’의 경우 농협과 수매가 이루어져 국내 수제맥주 업체 일부에 원곡으로 제공되고 있지만 도복 및 추위에 약하고 흰가루병 감수성으로 종실 수율과 안정적인 공급에 불리한 특성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맥주 품질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종실의 균일한 품질 및 재배안정성이 높아 지속적인 원곡 공급이 가능한 품종의 육성과 보급이 필요하다.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에서는 맥주용으로 적합할 뿐만 아니라 흰가루병과 도복에 강해 농업형질이 개선되어 논재배에서 ‘호품’보다 14% 증수한 다수성 품종인 ‘백록’을 육성하여 이 품종의 육성 경위와 주요 특성을 보고하고자 한다.
맥주보리 신품종 육성을 위한 지역적응시험 방법은 표준품종인 ‘호품’을 비교하여 보리 표준재배법에 준하여 수행하였다. 시험지별 재배는 전남 나주, 전북 익산, 경남 진주가 논에서 제주도는 밭에서 수행하였다. 시험구 면적은 답리작이 1.5x1.2x6.0 mx1열, 전작은 0.4x 0.18x5.0 mx5열을 파종하였고, 모두 난괴법 3반복으로 배치하였다. 파종은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익산, 나주, 진주, 제주의 4개 지역에서 이루어졌으며, 10 a 당 파종량은 익산 15 kg, 나주 16 kg, 진주 14 kg, 제주 13 kg으로 재배하였다. 신품종 ‘백록’의 형질 특성은 3년 간의 지역적응시험을 통해 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이루어졌다.
맥주보리 신품종 ‘백록’의 농업형질과 수량성을 조사하기 위해 2014년부터 2016년까지 3년 동안 전남 나주, 전북 익산, 경남 진주, 북제주 이상 4개의 지역에서 지역적응시험을 수행하였다. 출수기 및 성숙기, 생육 및 수량구성요소 등의 조사내용은 맥주보리 표준품종인 ‘호품’과 비교하여 농업과학기술 연구조사 분석기준(RDA, 2012) 방법으로 분석하였다. 생육의 경우 간장, 수장 등을, 수량구성요소는 천립중과 리터중 등을 조사하였다. 천립중과 리터중은 2.2 mm 체를 통과한 종실, 즉 설립을 제외한 뒤 1,000립 및 1 L의 무게를 측정하였으며, 수량은 설립을 제외한 10 a 당 조곡 수량을 수분 13%로 보정하여 환산하였다.
‘백록’의 병해 저항성은 보리호위축병과 흰가루병의 저항성 여부로 확인하였다. 보리호위축병은 토양 전염성 바이러스로 Polymyxa graminis라는 진균에 의해 매개되는 병이며, 바이러스 strain에 따라 나주(strain Ⅰ), 익산(strain Ⅲ), 진주(strain Ⅳ)의 바이러스검정포에서 발병 여부를 확인하였다(Adams et al. 1988, Park et al. 2009). 발병 정도는 무 발생(0), 10% 미만(1), 11~30% (3), 31~50%(5), 51~70%(7), 71% 이상(9) 등으로 나타냈으며 3월 하순과 4월 상순 사이에 조사하였다. 흰가루병의 경우 온실에서 자연 발생을 유도하여 성체 검정하였고, 이병 정도는 저항성(0)~감수성(9)으로 나타냈다.
내한성 검정을 수행하기 위해 해발 500 m의 전북 남원 운봉 시험지에서 10월 하순에 파종하였고, 이듬해 2월 하순과 3월 상순에 월동 후 고엽 정도를 달관 조사하였다.
파성 검정은 저온 처리(4℃, 3주)와 무처리 조건으로 파성별 대조품종과 함께 파종한 다음 주경의 엽수와 지엽 전개 일수를 조사하여 파성 정도를 Ⅰ~Ⅴ 범위로 판정하였다.
원맥 및 맥아의 품질은 2014년에서 2016년까지 3년 동안 지역적응시험에서 생산된 시료를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먼저, 원맥 특성은 정립률, 베타글루칸, 전분, 단백질, 곡피율, 발아세, 발아율, 수감수성을 조사하였다. 정립률은 2.5 mm체를 사용하여 통과하지 않은 종자의 비율을 확인하였다. 원맥의 베타글루칸은 Megazyme사의 beta-glucan assay kit (Mixed linkage)와 UV spectrophotometer (U-2800, Hitachi, Japan)을 이용하여 분석하였고, 전분은 소모기법, 단백질은 원소분석기를 사용하여 질소 함량을 분석한 후 질소 계수(6.25)를 환산하여 맥주보리 단백질 함량을 계산하였다. 곡피율, 발아세, 발아율은 각각 ASBC (American Society of Brewing Chemists)와 EBC (European Brewery Convention)에서 권고한 방법으로 측정하였다.
다음으로 맥아 특성은 맥아수율, 신장도, Friability, 추출률, 가용성 단백질, 콜박지수, 효소역가 등을 조사하였다. 맥아는 Automatic micro malting system (Phenix Bio, Austraila)를 이용하여 침맥(steeping), 발아(germination), 배조(kilning)의 과정을 거쳐 제조하였다. 침맥은 16℃에서 습하고 건조한 조건을 3회 반복하여 실시하였으며, 발아의 경우 침맥과 동일한 온도(16℃)로 5일 동안 수행하였다. 마지막으로 배조는 첫 2시간 동안 55℃에서 유지한 후 점차 온도를 82℃까지 상승시킨 다음 다시 40℃로 낮춰 건조하였고, 건조된 맥아는 제근 후 분쇄하여 분석 시료로 사용하였다. 이후 분쇄된 맥아는 ASBC (1992)와 EBC (1998) 방법을 이용하여 품질 특성 분석을 수행하였다. 맥즙은 분쇄된 맥아를 당화조(LB-12, VLB, Germany)에 넣어 제조하였으며, 생성된 맥즙은 1차와 2차 filter를 사용하여 추출률을 분석하였다. 콜박지수와 가용성 단백질 함량은 UV spectrophotometer (U-2800, Hitachi, Japan)로 흡광도를 측정하여 계산하였다.
보리호위축병 저항성 유전자 rym5의 확인을 위해 감수성 품종인 ‘진양’, rym5을 보유한 유전자원인 ‘Misato golden’과 이를 이용하여 육성한 저항성 품종 ‘호품’을 이용하였다. 뿐만 아니라 보리호위축병 저항성인 신품종 ‘백록’의 rym5 보유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모본 ‘밀양130호’와 보리호위축병 저항성으로 rym5를 보유한 부본 ‘Myoginijo’을 사용하였다. 저항성 유전자의 보유 여부는 기존 개발된 CAPS마커를 사용하였으며, primer 서열은 Table 1과 같다(Sedláček et al. 2010). 각 자원의 DNA는 HiGene™ Genomic DNA Prep Kit (BIOFACT, Korea)를 사용하여 제조사의 방법대로 추출하였으며, PCR 반응은 SimpliAmp™ Thermal Cycler (Applied Biosystems, UK)로 증폭시켰다. PCR 조건은 95℃에서 5분 반응 후 95℃에서 15초, 66℃에서 30초, 72℃에서 45초를 35회 반복하였고, 마지막으로 72℃에서 8분 처리하였다. 이후 PCR 산물을 AvaⅠ과 AvaⅡ의 제한효소를 사용하여 37℃에서 1시간 반응시켰다. PCR 밴드는 Agaro Power™ (Bioneer, Korea) 전기영동장치로 2% agarose gel에서 gel-Imager (Davinch- Gel™ Imaging System, Korea)를 사용하여 확인하였다.
본 연구의 결과는 SPSS version 27 software (IBM, Chicago, IL, USA)를 이용하여 신품종 ‘백록’과 표준품종인 ‘호품’과의 차이를 95% 유의수준에서 독립표본 t검정으로 분석하였다. 통계 분석을 위한 각 데이터는 3반복의 평균값으로 사용하였다.
2003년에 육성된 맥주보리 ‘호품’은 수량성 및 품질이 양호하여 남부지역에서 가장 많이 재배되고 있는 품종 중 하나이다. 하지만 ‘호품’은 흰가루병에 감수성으로 심한 경우 광합성 저해로 인한 식물체 고사를 야기하고, 도복에 약한 특성이 있다(Balkema-Boomstra & Mastebroek 1995, Hyun et al. 2006). 따라서,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고자 재배안정성이 강화된 품종 육성이 필요하였다.
맥주보리 신품종 ‘백록’의 육성 경위는 Fig. 1과 같다. 수량성이 우수한 계통 ‘밀양130호’를 모본으로, 도복에 강한 ‘Myoginijo’를 부본으로 하여 2004년도에 호남농업시험장(전북 익산 소재)에서 인공 교배하였다. 이후 F2에서 F4 계통은 집단으로 세대를 진전하면서 계통을 선발하였고, F5 세대부터는 키가 작으면서 도복에 강하고, 수량이 많아 농업형질이 우수한 계통 ‘YMB-3012- 3B-15’를 최종 선발하였다. 유전적으로 고정이 된 F7세대부터는 생산력 검정 예비시험과 본 시험을 거쳤으며, 2014년부터는 ‘익산176호’라는 계통명을 사용하여 3년 동안 4개 지역에서 출수기, 성숙기, 간장, 수량성 등 농업적 형질을 표준품종인 ‘호품’과 비교해 지역적응시험이 이루어졌다. 그 결과, ‘익산176호’는 ‘호품’에 비해 간장이 약 13 cm 정도 작아 도복에 강하며, 흰가루병에 강한 특성을 가지고 있어 최종 선발되었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익산176호’는 2016년 직무육성 신품종 선정심의회 심의를 거쳐 ‘백록’으로 명명되었다. 이후 국립종자원의 재배심사를 거쳐 2021년 종자산업법 제 55조에 따라 품종보호 등록(제8399호)되었다.
맥주보리 신품종 ‘백록’의 고유특성은 Table 2와 같다. ‘백록’의 엽색은 녹색이며, 줄기와 넓이는 중간 정도로 ‘호품’과 비슷하였다. 줄기는 단간으로 ‘호품’보다 작으며, 굵기는 중간 정도로 비슷하였다. 이삭 형태는 2조로 까락이 길고 탈망이 양호하였으며, 파성은 Ⅰ(춘파, spring type)로 ‘호품’과 같았다.
‘백록’의 출수기는 전작과 답리작에서 각각 4월 6일과 4월 11일로 ‘호품’보다 2일 빨랐으며, 성숙기는 전작과 답리작에서 각각 5월 16일과 5월 21일로 비슷하였다(Table 3). ‘백록’과 ‘호품’의 성숙기 식물체 사진은 다음과 같다(Fig. 2).
‘백록’의 생육 및 수량구성요소는 Table 4와 같다. ‘백록’의 간장은 전작과 답리작에서 각각 76 cm와 67 cm로 ‘호품’보다 작았으며 전작에서는 유의성은 없었으나 답리작에서는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 ‘백록’의 수장은 전작 및 답리작에서 각각 5.4 cm와 5.5 cm로 ‘호품’에 비해 작았으며, 전작에서는 유의한 차이가 있었으나 답리작에서는 유의성이 없었다. 또한 m2당 수수는 각각 811개와 819개로 ‘호품’보다 많았으며, 1수립수의 경우 전작에서는 ‘호품’보다 작았으나 답리작에서는 비슷하였다. ‘백록’의 천립중은 전작에서 39.2 g로 ‘호품’에 비해 대립이었고, 답리작에서는 44.3 g로 비슷하였으나 통계적으로 유의성은 없었다.
‘백록’의 재해 저항성 결과는 Table 5와 같다. 먼저, 전북 남원 운봉시험지에서 조사한 한해 정도는 ‘백록’이 3으로 ‘호품’보다 강하였고, 도복 정도는 1로 ‘호품’에 비해 저항성을 보였다. 다음으로, 이병 시 저항성 정도에 따라 40~100%의 수량 감소를 초래한다고 알려진 보리호위축병 저항성을 나주, 진주, 익산의 발병상습포장에서 검정한 결과 ‘백록’이 2로 ‘호품’ 5보다 저항성을 나타냈다(Frahm JH. 1989). 특히, 흰가루병은 절대활물기생균으로 감염 시 식물체 잎에 하얀 포자를 형성하여 광합성에 영향을 미치는 CO2 교환율을 감소시켜 최종적으로 수량 피해를 유발한다고 연구되었다(Scholes et al. 1994). 흰가루병 저항성 검정을 위해 온실에서 자연감염을 유도하여 성체 검정을 수행한 결과 ‘백록’이 1로 ‘호품’ 9에 비해 큰 저항성을 가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Table 5, Fig. 3).
2014년부터 2016년까지 3년 동안 실시한 ‘백록’의 지역적응성시험 수량성 결과는 Table 6과 같다. ‘백록’은 전작에서 466 kg/ 10 a로 ‘호품’ 408 kg/10 a보다 많아 14% 증수하였으며, 답리작에서도 ‘백록’ 342 kg/10 a로 ‘호품’ 324 kg/10 a으로 6% 정도 증수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백록’의 원맥 품질을 분석하기 위해 2014년부터 2016년까지 3개년 간 생산된 종자의 평균 데이터 값은 Table 7과 같다. 일반적으로 맥주용으로 선호되는 보리는 단백질 함량이 낮으면서 전분 함량은 높은 종실이 주로 이용된다고 알려져 있다. 맥주 제조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보리의 단백질 함량은 9~12.5%정도인데 ‘백록’은 11.6%로 기준치에 적합하였고(Son et al. 2002), 전분의 경우에는 61.0%로 ‘호품’ 59.9%보다 높았으나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하지는 않았다. 맥즙의 여과를 방해하여 여과율을 저하시키고, 맥주 제조 시 침전물 형성을 야기하는 베타글루칸 함량은 ‘백록’이 3.4%로 ‘호품’ 4.1%에 비해 낮아 맥주 양조용으로 우수한 특성을 보였다(Lee 2008). 또한 원맥의 껍질 비율을 나타내는 곡피율도 ‘호품’에 비해 낮아 더 좋은 특성을 보였다. 이외에 ‘백록’의 발아세, 발아율, 수감수성은 각각 95.6%, 95.8%, 31.0%로 나타났다.
맥아는 보리를 물에 불려 뿌리가 나온 것을 말하며, 발아 과정을 통해 효소의 활성화가 이루어지고, 맥아의 당화가 수월하여 맥주 제조에 용이하다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2014년에서 2016년까지 생산된 원맥을 활용하여 맥아를 제조한 후 품질을 분석하였고(Table 8), 신품종 ‘백록’을 ‘호품’과 비교하였다(Fig. 4). 맥아의 신장도와 부서짐 정도를 나타내는 Friability는 ‘백록’이 각각 75.1%, 70.8%로 ‘호품’보다 높았지만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성은 없었다. 추출률은 ‘백록’ 73.6%, ‘호품’ 73.3%로 비슷하였고, 맥주 제조에 이용가능한 가용성 단백질 함량과 효소의 활성도를 나타내는 효소역가는 ‘백록’이 각각 4.4%와 345.8 WK로 ‘호품’보다 높아 맥아 품질이 더 우수하였으나 모두 유의성은 없었다. ‘백록’은 다수성 계통인 ‘밀양130호’와 도복과 바이러스병 등 내재해성이 강화된 ‘Myoginijo’의 교배를 통해 육성된 품종으로 원맥 및 맥아 품질이 ‘호품’과 같이 맥주 제조에 좋은 특성이 있었으며, 재배안정성이 좋아 안정적인 원료 공급에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보리호위축병은 보리 재배 시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바이러스 병으로, 방제가 어렵기 때문에 현재 국내에서는 다양한 저항성 품종들을 개발하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보리호위축병 저항성 유전자의 집적을 위해 모본 ‘밀양130호’와 rym5 유전자를 보유한 ‘Myoginijo’를 부본으로 하여 신품종 ‘백록’을 육성하였다. rym5 마커를 이용하여 ‘백록’의 저항성 유전자 보유 여부를 확인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Fig. 5). 보리호위축병에 감수성으로 알려진 ‘진양’과 모본으로 사용된 ‘밀양130호’는 제한효소에 의해 DNA가 2개의 단편으로 나뉘었으며, 이는 241 bp에서 형성된 밴드가 잘려 rym5 유전자를 보유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반면, ‘호품’, ‘Misato golden’, ‘Myoginijo’와 신품종 ‘백록’은 제한효소에 의해 241 bp에서 밴드가 잘리지 않아 rym5 유전자에 특이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는 신품종 ‘백록’이 rym5 유전자를 보유한 부본 ‘Myoginijo’에서 저항성 유전자가 집적된 것으로 사료된다.
지역별로 수제맥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에 따른 원료 수급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2003년에 육성된 맥주보리 ‘호품’은 원맥 및 맥아의 품질이 전반적으로 맥주 제조에 적합한 특성을 가지고 있고, 농협과 수매 계약을 체결하여 국내에서 가장 많이 재배되고 있는 품종 중 하나이다. 하지만, ‘호품’은 도복과 흰가루병에 약한 특성이 있어 지속적인 원료 공급에 불안정한 측면이 있다. 따라서, 맥주 제조에 적합한 품질 특성을 가지면서 도복 및 흰가루병 등 재배안정성이 강화된 품종을 육성하기 위해 다수성 계통 ‘밀양130호’를 모본으로 내도복성 계통 ‘Myoginijo’을 부본으로 하여 교배한 뒤 F2 세대는 집단 선발로, F3 세대부터는 1수 1열법으로 계통을 선발하였다. 이후 2014년부터는 ‘익산176호’라 계통명을 부여하여 4개 지역에서 3년 동안 지역적응성시험을 거쳐 수량 및 품질 특성을 검정하였다. ‘백록’의 이삭 형태는 2조로 까락이 길고 탈망이 양호하며 파성은 ‘호품’과 같은 Ⅰ(춘파, spring type)이다. ‘백록’의 수량성은 전작과 답리작에서 ‘호품’에 비해 각각 14%와 6% 증수하였다. 원맥 및 맥아의 품질면에서도 단백질, 베타글루칸, 곡피율이 낮았으며, 가용성 단백질 함량 및 효소역가가 높아 맥주용으로 적합하였다. ‘백록’은 ‘호품’에 비해 한해, 도복, 보리호위축병 및 흰가루병에 저항성을 가지는 내재해성 품종으로 1월 평균 최저 기온이 -4℃ 이상인 지역에서 재배가 가능하다.
본 연구는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농업과학기술 연구개발사업(과제명: 보리 용도별 신품종 개발 및 품질향상 연구(3단계), 과제번호: PJ01500403)의 지원에 의해 이루어진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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