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부분의 조생종 벼 품종은 중산간지나 산간지역 재배를 목적으로 개발되었지만, 농업현장에서는 추석 전 햅쌀을 생산하기 위해 평야지역에서 조기에 재배하고 있으며 그 재배면적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Lee et al. 2012). 조생종 벼 조기재배로 농업인은 추석 전에 햅쌀 원료곡을 고가에 판매하여 소득을 높이면서 중만생종과의 농작업 분산이 가능하고, 미곡종합처리장(Rice Processing Complex, RPC)은 기존의 거래처 유지와 새로운 거래처를 확보할 수 있는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함으로써 소비자에게 신선한 햅쌀을 일찍 제공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Yun et al. 2015b). 하지만 평야지역에서 조기재배를 통해 생산된 쌀은 품질이 떨어지는 문제점이 발생하며, 이러한 원인은 벼 품종의 유전적 요인뿐만 아니라 재배환경에 의한 영향으로 출수 후 등숙기간 고온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Choung et al. 2004, Jin et al. 2005, Guo et al. 2011, Cho et al. 2015, Yang et al. 2015).
Yun et al.(2016)은 충남평야지에서 96개의 근동질 유전자계통(Near Isogenic Lines, NILs)에 대한 양적형질 유전자좌(Quantitative Trait Loci, QTL)를 분석한 결과, 완전립비율 관련 qHR6과 출수기 관련 qDTH6을 7년간 동일한 위치에서 탐지하였다. 하지만 출수가 빠른 13개 계통(등숙기간 평균온도: 26.3℃)을 제외한 83개 계통(등숙기간 평균온도: 24.1℃)을 이용한 QTL 분석에서는 qHR6과 qDTH6는 발견되지 않았다. 또한 운광벼는 조기재배시 7월 하순 출수되어 등숙기간 고온으로 쌀의 외관품질이 떨어지지만, 6월 중순 이앙시 8월 중순경 출수되어 쌀의 외관품질이 향상되는 결과를 보였다(Lee et al. 2008, Yun et al. 2015a, Yang et al. 2019). 따라서 쌀의 외관품질은 등숙기간 평균온도를 결정하는 출수기에 따라 크게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충남평야지에서 조생종 벼 조기재배에 따른 수량성과 품질을 비교한 연구결과에 따르면(Yun et al. 2015b), 동일한 출수기를 가진 품종간에도 외관품질 차이가 크게 발생하였고 등숙기간 고온에도 품질의 변화가 적은 ‘조아미’ 품종이 선발되면서 충남평야지에서 적응하는 조생종 벼 품종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되었다.
따라서 본 연구는 삶의 질 향상과 함께 고품질 쌀에 대한 요구도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Yoshinobu et al. 2007, Hao et al. 2009, Lee et al. 2012), 추석 전에 생산되는 햅쌀의 품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충남평야지 적응 고품질 조생종 벼 품종을 개발하고자 수행하게 되었다.
추석 전 품질이 우수한 조기재배용 조생종 벼 품종육성을 위해, 충남평야지에서 외관품질과 밥맛이 우수한 ‘조아미’를 모본, 유전자원 중 출수기가 빠른 일본 북해도 지역이 원산지인 ‘호쿠토(IRRI GID: 365127)’를 부본으로 2010년 인공교배를 실시하였고 2011년 F1 식물체를 양성하였다. 계통육성시험 및 생산력검정시험은 2011년부터 2016년까지 충청남도농업기술원 벼 시험포장에서 수행하였으며, 재배방법은 4월 10일 파종하여 다목적 온실에서 육묘한 후 5월 상순에 30×14 cm의 재식거리로 초기세대는 주당 1본, 생산력검정시험은 주당 4-5본 이앙하고, 시비량은 N-P2O5-K2O=90-45-57 kg/ha로 재배하면서 유망계통을 선발하였다. 지역적응시험은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예산, 보령, 논산 3개소에서 진행하였고, 각 시험지역 재배방식은 생산력검정시험과 동일하게 추진하였다(Fig. 1).
벼 품종육성을 위한 출수기, 간장, 수장 등 주요 농업적 형질은 농촌진흥청 농업과학기술 연구조사분석기준(RDA, 2012)에 준하여 조사를 진행하였다. 수량을 조사하기 위해 100주를 수확하고 탈곡, 건조, 탈망, 정선 과정을 거친 정조의 수분을 측정한 후 무게를 조사하였으며, 제현비율은 정조 500 g을 현미기(Ssangyong, SY88-TH, Korea)에 투입 후 왕겨를 제외한 무게를 측정하여 계산하였다. 현백비율은 도정작업 숙련자가 200 g의 현미를 10분도로 세팅된 정미기(MC-90A, Toyo, Japan)에 투입 후 미강의 상태를 확인하면서 작동한 후 가공된 쌀의 무게를 측정하여 계산하였다. 1 ha당 쌀수량은 정조를 수분 15% 기준으로 보정 후 제현비율과 현백비율을 적용하여 구하였다.
쌀의 외관품질은 품위분석기(Cevitec 1625 Grain Inspector, Foss, Sweden), 단백질함량은 성분분석기(Infratec1241 Grain analyzer, Foss, Sweden), 취반윤기치는 토요식미기(Toyo, MA-90B, Japan)를 이용하여 각 분석기기의 분석매뉴얼에 따라 측정을 진행하였다. 아밀로스함량은 쌀 100 g을 분쇄기(Cyclotec 1093, Foss, Sweden)로 분쇄 후 100 mesh 체로 걸러 시료 100 mg을 정량하여 Perez & Juliano(1978) 비색정량법에 따라 전처리를 진행하였고 분광광도계(Libra S12, Biochrom, UK)로 620 nm 파장에서 흡광도를 측정하였다.
도열병 밭못자리 검정은 질소다비 조건 (N-P2O5-K2O : 240-80-120 kg/ha)으로 6월 하순 밭못자리검정법을 이용하여 수행하였고, 도열병 발병을 촉진시키기 위해 이병성 품종(spreader)으로 ‘호평’을 이용하였다. 잎도열병과 흰잎마름병, 줄무늬잎마름병은 벼 지역적응시험 포장에서 생육 전반기에 걸쳐 달관조사로 진행하였으며, 조사기준은 농촌진흥청 농업과학기술 연구조사분석기준(RDA 2012)에 따라 진행하였다.
통계분석을 위해 SPSS 통계프로그램(IBM SPSS Statistics Version 20, USA)을 사용하였으며, 본 실험의 모든 형질들의 값은 3반복으로 조사되었고 대조 품종과의 비교를 위해 t-test를 진행하였다.
추석 전 품질이 우수한 고품질 햅쌀 브랜드 개발을 위한 신품종 벼를 육성하고자, 충남평야지에서 조기재배시 수량과 품질이 우수했던 조생종 ‘조아미’(CNARES, 2010)를 모본, 국제미작연구소(IRRI, International Rice Research Institute) 유전자원 중 출수기가 빠른 일본 북해도 지역이 원산지인 극조생종 ‘호쿠토(IRRI GID: 365127)’를 부본으로 인공교배를 하였다. 2010/2011년도 동계에 F1 15개체를 재배하여 F2 종자를 얻었으며 이후 계통육종법에 따라 ‘조아미’의 초형과 유사하지만 출수기는 빠르고 천립중이 가벼운 소립종 위주로 개체 선발을 하면서 우수 계통을 육성하였다. 2012년도에 재배한 30개의 계통 중에서 초형과 수량성이 양호한 3계통을 선발하여 재배시험 후 조생종이면서 수량성과 품질이 우수한 계통을 최종 선발하여 ‘충남8호’로 계통명을 부여하였다. 2017-2019년도에 예산, 보령, 논산지역에서 3년간 지역적응시험을 실시한 결과, 충남8호는 조생종으로 수량성이 양호하면서 품질이 우수하였기 때문에 2019년 12월 ‘충청남도농업기술원 신품종선정위원회’에서 신품종으로 선정되었고 여름에 맛볼 수 있는 맛있는 쌀이란 의미로 ‘여르미’로 명명한 후 신품종 출원하였다(Fig. 1).
충남평야지에서 5월 상순 조기이앙시 ‘여르미’의 출수기는 시험지역별 차이가 있었지만 평균 7월 10일로 진부올벼보다 8일 정도 늦었고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Table 1). ‘여르미’의 교배모본으로 사용한 ‘조아미’ 품종은 조기에 이앙하면 9월 상순경 수확이 가능하므로 추석이 이른 해에는 햅쌀 생산에 어려움이 발생하지만(Yun et al. 2015b), 부본으로 사용한 극조생종 ‘호쿠토’의 출수기 관련 형질이 도입된 ‘여르미’는 8월 하순경 수확이 가능하므로 안정적으로 추석 전 햅쌀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한다.
‘여르미’는 반직립성 초형이며 분얼개도는 보통이다(Fig. 2). 잎은 녹색이고 잎의 길이와 너비는 ‘진부올벼’보다 길면서 줄기의 굵기는 비슷하며, 간장은 74.2 cm로 진부올벼보다 10.8 cm 큰 특성을 가지고 있다(Table 2).
‘여르미’의 이삭길이는 18.5 cm로 ‘진부올벼’보다 1.4 cm 길고, 이삭의 착립밀도 및 추출은 양호하였다. 벼 알은 까락이 거의 없고 탈립은 잘 안 되는 편이면서 부선과 영색은 황백색이고 숙색은 양호한 편이다(Fig. 3). 저온발아성을 조사한 결과‘여르미’는 68.2%로 진부올벼 보다 24.1%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Table 3).
‘여르미’의 주당수수는 15.4개로 진부올벼보다 3.3개 적지만 수당립수는 88.0개로 33.9개 많다. 등숙비율은 84.9%로 진부올벼보다 약간 높은 수준이며, 현미 천립중은 20.1 g으로 3.9 g 가벼운 소립종이다(Table 4). 지역적응시험 결과 ‘여르미’는 충남평야지에서 조기재배시 평균 쌀수량은 5.29 MT/ha로 ‘진부올벼’보다 0.47 MT/ha 높았다(Table 5).
‘여르미’의 가공 및 현미특성은 표 6에 정리하였다. ‘여르미’의 제현율은 82.5%로 진부올벼 보다 0.2% 높고, 현백율이 90.5%로 0.7% 높아 도정율은 0.7% 높은 74.6%이며, 완전립비율을 고려한 완전미도정수율은 66.4%로 진부올벼 보다 14.1% 높은 경향이었다. 현미의 장폭비는 1.82로 대조품종인 ‘진부올벼’보다 길면서 폭이 좁고 두께가 얇은 단원형인 소립종으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Fig. 3).
‘여르미’쌀의 완전립비율은 88.9%로 ‘진부올벼’ 보다 18.1% 높았고, 분상질립은 9.2%로 14.6% 낮았으며 싸라기와 피해립 비율도 낮은 경향을 보였다. ‘여르미’의 단백질함량은 6.2%로 대조품종 보다 0.7% 낮고, 아밀로스 함량과 알칼리붕괴도는 17.2%과 5.2로 각각 0.2%, 1.8 높은 결과를 보였다. 밥을 했을 때 윤기측정을 통해 밥맛을 간접적으로 측정하는 취반윤기치는 67.6점으로 7.0점 높았다(Table 7).
잎도열병 밭못자리 검정결과 ‘진부올벼’와 비슷한 이병률을 보였으며, 2017~2019년도 지역적응시험포장에서 달관조사로 실시한 결과, 잎도열병은 약간 발병하였지만, 흰잎마름병, 줄무늬잎마름병, 잎집무늬마름병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Table 8).
추석 전 품질이 우수한 원료곡을 안정적으로 생산하고 햅쌀 브랜드로 육성하기 위한 조생종 벼 신품종을 개발하기 위해, 충남평야지에서 조기재배시 외관품질과 밥맛이 우수한 조생종 ‘조아미’를 모본, 유전자원 중 출수기가 빠른 일본 북해도 지역이 원산지인 극조생종 ‘호쿠토(IRRI GID: 365127)’를 부본으로 2010년 인공교배 후 계통육종법으로 전개하면서 충남8호를 선발하였다. 생산력검정(2015-2016)과 지역적응시험(2017-2019)을 실시한 결과 충남8호는 조생종으로 수량성이 양호하면서 품질이 우수하였기 때문에 2019년 12월 ‘충청남도농업기술원 신품종선정위원회’에서 신품종으로 선정되었고 ‘여르미’라 명명하였다. ‘여르미’는 충남평야지에서 조기재배시 7월 10일경 출수가 되고 8월 하순 수확이 가능한 조생종 품종으로 벼 키는 진부올벼 보다 크지만 표준 재배시 도복은 되지 않고 이삭 당 벼알수가 88개 정도 달리며 현미 천립중은 20.1 g로 가벼운 소립종이다. ‘여르미’의 평균 쌀 수량은 5.29 MT/ha로 진부올벼보다 0.47 MT/ha 많았으며, 단백질함량은 6.2%이고 완전립비율은 88.9%로 양호한 편이었다. 충청남도에서는 ‘여르미’ 종자공급 확대 및 상품화를 통해 추석 전 대표적인 햅쌀 브랜드로 발전시켜 갈 계획이다.
본 논문은 충청남도농업기술원 시험연구사업(과제명: 충남 특화 브랜드쌀 우량 품종육성, 과제번호: LP0042932019)의 지원으로 수행된 결과의 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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