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품종을 개발 하는 육종가는 미래를 예측하여 사회⋅경제적으로 요구되는 특성을 사전에 파악해야 한다. 신품종은 시대의 흐름에 따른 가변적인 특성과 육종의 기본 목표인 수량성, 재배 안정성, 품질 등을 함께 갖추어야 한다(Hong et al. 2017). 현재 벼 육종의 목표는 단위면적당 생산량 위주의 다수성 품종개발에서 소비자와 쌀가공업체가 선호하는 기능성 고품질 품종 개발로 변해왔다(Lee et al. 2019). 최근 쌀 생산량이 증가하고 반면, 쌀 소비가 줄어 정부에서는 적정 쌀 가격을 유지하기 위해 50만톤 가량의 재고미를 시장과 격리 하는 정책을 추진중에 있다. 쌀 소비를 촉진하고 쌀 산업을 활성화 하기 위해서는 소비자와 쌀가공업체가 요구하는 밥맛, 쌀의 외관, 도정수율 등 품질 특성에 대한 연구가 더욱 강화되어야 할 것이다. 반면 그동안 개발된 조생종 벼 품종은 고온등숙 등 우리나라 기후 특성에 의한 재배상의 한계로 수요자의 요구에 다소 미흡한 실정이다.
우리나라 조생종은 재배적 측면으로 5월 상순에 이앙하여 8월 하순 또는 9월 상순에 수확하는 조기재배 작부체계 품종으로 많이 활용되고 있다. 더불어 경제적 측면으로는 추석전 햅쌀 출하 및 갓 수확한 쌀에 대한 높은 소비자 선호도로 농가소득 증대의 장점이 있다. 관리적 측면으로 노동력, 농기계 이용, 중만생종 홍수 출하 등을 분산시켜 수확 후 관리 등의 효율성을 기대할 수 있다(>Lee et al. 2019). 중부평야지에서 조생종 품종은 추석전 햅쌀 생산에 필요한 품종의 다양성이 부족하다(Won et al. 2015). 또한 조기재배에서 조생종 품종은 벼알이 고온에서 등숙되고 수확기 잦은 강우로 수발아 발생 위험이 높다. 벼 수발아가 발생하면 수량과 품질이 크게 떨어져, 경제적 손실이 매우 크다(Kang et al. 2018).
따라서 본 연구는 조생종에 대한 수요자의 요구 사항인 품질과 수발아 등 재배안정성을 개선하고 중부지역 조기재배에 많이 재배되고 있는 ‘고시히카리’ 품종을 대체하기 위해 ‘해들’을 개발하였다. 빠른 보급과 지역의 쌀브랜드 강화를 위해 소비자, 생산자 및 유통관계자와 함께 벼 품종을 개발하여 보급하는 수요자 참여형 품종개발프로그램(SPP: stakeholder participatory program)의 방식으로 수행하였다(KJBS 2020). 본 논문은 중부지역 조기재배에 적합한 조생종이면서 내수발아성 및 밥맛이 우수한 최고품질 벼 ‘해들’을 수요자 참여형 품종개발프로그램으로 개발하였기에 품종의 육성 경위 및 주요 특성을 소개하고자 한다.
본 시험에서 육성된 ‘해들’은 ‘수원588호’로 2015~2017년 3년간 중부평야지 5개 지역과 중부중산간지 2개지역에서 보통기 보비재배로 대비품종인 ‘조평’과 ‘오대’를 각각 비교하여 지역적응성 시험을 수행하였다(RDA 2015, 2016, 2017). 중부평야지는 4월25일에 파종하고, 5월25일에 재식거리 30×15 cm로 주당 3본씩 이앙하였으며, 중부중산간지에서는 4월20일에 파종하고 이앙은 5월20일에 재식거리 30×12 cm로 주당 5본씩 이앙하였다.
중부평야지 지역의 시비량은 N-P2O5-K2O를 각각 성분량으로 9-4.5-5.7 kg/10a로, 중부중산간지 지역은 10-6.4-7.8 kg/10a을 시용하였다. 중부평야지 질소는 기비로 50%, 추비로 분얼비 20%와 수비 30%로 3회로 나누어 시용하였고, 인산은 기비 100%로 시용하였으며, 칼리는 기비 70%, 수비 30%로 나누어 시용하였다. 중부중산간지는 중부평야지와 동일하나 질소 분얼비와 수비만 각각 25%로 시용하였다.
벼 잎도열병검정은 이천 등 12개 지역에서 밭못자리 상태로 파종하여 30일 후 계통들의 이병 정도를 0~9까지 조사하였다. 흰잎마름병은 K1(HB1013), K2(HB1013), K3(HB1013) 및 K3a (HB1009) 균계를 포장에서 최고분얼기에 개체별로 가위절엽접종하여 30일 후에 이병정도를 조사하였다. 유묘 바이러스검정은 본엽 2~3엽기에 보독충 접종을 3~4일간 실시하고, 접종 후 30일에 조사하였다.
수발아 검정은 출수 후 40일에 이삭을 채취하여 25℃, 포화습도에서 발아율을 검정하고, 내냉성 검정은 시험계통을 이앙후 20일부터 등숙기까지 17℃, 5 cm의 수심으로 냉수계속대기로 처리하여 임실율 등을 조사하였다.
쌀의 식미관능평가는 국립식량과학원 표준방법(NICS 2003)에 따라 대비시료(추청)를 이용하여 상대비교인 7점척도(-3~+3)로 수행하였다. 식미관능평가 패널은 국립식량원 벼연구 분야에서 장기간 관능평가를 수행한 잘 훈련된 15~20명이 참여하여 밥모양, 밥냄새, 밥맛, 찰기, 질감 등 5가지 항목에 대하여 개별평가를 실시한 후 종합적인 식미를 평가 하도록 하였다. 특히 밥맛의 평가는 생산자-소비자-지자체가 함께 참여하는 수요자 참여형 벼 품종개발 프로그램(SPP)을 적용하여 이천지역에서 생산한 ‘해들’과 ‘고시히카리’ 비교품종으로 밥을 지어서 순위법으로 품종별 1위를 획득한 숫자의 비율로 밥맛 좋은 품종을 선발하였다.
기타 농업형질, 수량구성요소, 수량성 및 도정특성의 조사분석이나 시험포장의 재배관리는 농촌진흥청에서 발간한 신품종개발 공동연구사업 계획서에 준하여 실시하였다(RDA 2015, 2016, 2017).
‘해들’은 중부지역에서 재배하기 적합한 조생종 고품질 품종을 육성할 목적으로 2007년 하계에 중생이면서 밥맛이 우수하고 도열병과 흰잎마름병에 저항성인 ‘고품(IT214884)’과 조생종이면서 쌀의 외관과 밥맛이 좋은 ‘호반(IT229366)’을 인공교배하여 교배번호 SR31523을 부여하였다. 유전적으로 고정된 우량계통을 조기에 얻고자 2008년 F1세대의 개체의 약을 기내배양하여 캘러스로부터 분화된 개체를 2009년에 순화시켜 동계에 세대촉진 온실에서 개체별로 재배하여 종자를 수확하였다. 2010년과 2011년에 계통을 포장에 전개하여 주요 생리장해, 병해충, 미질검정을 병행한 결과 유망 계통인 SR31523-HB3111-195-3을 선발하였다. 선발된 우량계통에 대해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생산력 검정시험을 실시 한 결과 조생이면서 수발아와 불시출수에 안정적이고, 도열병과 흰잎마름병에 저항성이며, 쌀 외관과 밥맛이 우수하여 수원588호로 계통명을 부여하였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지역적응시험 3년을 실시한 결과 대비 품종보다 수발아, 내도복성 및 우수한 밥맛 특성이 인정되어 2017년 12월 농촌진흥청 직무육성 신품종선정위원회에서 신품종으로 선정됨과 동시에 ‘해들’로 명명되었다. 특히 ‘해들’는 이천지역의 외래품종 ‘고시히카리’를 대체할 목적으로 2017~2018년 수요자참여형 벼 품종개발프로그램(SPP)을 적용하여 이천 현지에서 재배하고 평가된 품종이다. ‘해들’의 육성과정과 계보도는 Fig. 1 및 Fig. 2와 같다.
‘해들’은 중부평야지 조기재배에서 평균 출수기가 7월 24일로 대비품종 ‘조평’ 보다 7일 늦은 조생종이다(Table 1). 간장과 수장은 각각 75 cm, 20 cm로 ‘조평’ 보다 1 cm길며 주당 이삭수가 16개로 ‘조평’ 보다 1개 많고, 이삭당 벼알수는 99개로 ‘조평’ 보다 16개 많았으나 통계적으로 의미는 없었다. 등숙비율은 86.3%로 대비품종 ‘조평’ 82.9%보다 높으며, 현미 천립중은 21.6 g으로 대비품종 ‘조평’ 21.0 g보다 무거운 특성을 보였으나 유의미하지는 않았다.
‘해들’은 전국의 주요 도열병 발병지 12개 지역에서 실시한 잎도열병 밭못자리 검정 결과(0~9) 평균 3.2로 ‘조평’의2.4보다 조금 약한 반응을 보였고, 목도열병 포장검정에서 익산, 이천, 진주 3개소 평균 이병수율은 0.5%로 ‘조평’ 2.5보다 낮았다. 또한 ‘해들’은 친화성 균주가 40개중 9개로 ‘조평’의 5개 보다 많았으며, 내구저항성은 ‘조평’과 유사한 반응을 보였다(Table 2). ‘해들’은 K1(HB1013 균주), K2(HB1013), K3(HB1015) 균계에 저항성이고, K3a(HB1009) 균계에는 이병성이었다(Table 3). 바이러스병 종류인 줄무늬잎마름병, 오갈병 및 벼멸구에 대한 저항성은 없었다(Table 3).
‘해들’의 불시출수는 50일 묘에서 9.6%로 조평의 36.9% 보다 낮았고, 성숙기 하엽의 노화가 느렸으며 위조현상은 나타나지 않았다(Table 4). 냉수처리 내냉성 검정 결과 출수지연일수가 ‘조평’보다 7일 길었고, 냉수구 임실율은 39%으로 ‘조평’의 42%보다 조금 낮았지만 유의미하지 않았다. 성숙기 내냉성은 중정도로 ‘조평’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출수후 40일경 수발아검정에서 2015~2017년 3년 평균 7.7%로 ‘조평’의 29.4%보다 낮은 발아율을 보였지만 통계적으로 의미는 없었다. 도복특성검정에서 ‘조평’보다 좌절중이 무겁고, 도복지수는 낮고, 간장은 4 cm작아 도복관련 특성이 우수하였고, 포장 도복은 ‘조평’과 같이 1정도 수준으로 강한 반응을 보였다(Table 5).
‘해들’의 입형은 현미 장폭비가 1.75로 단원립이고, 백미 외관은 심백이 0이고 복백이 1으로 맑고 투명하였다. 알칼리붕괴도는 6.0 이었고 단백질함량은 6.1%로 대비품종 ‘조평’보다 낮았으며, 아밀로스함량은 18.0%로 대비품종 ‘조평’과 비슷하였다. 식미관능검정(-3~+3) 결과 ‘해들’은 0.61로 ‘조평’의 0.01보다 매우 우수한 특성을 보였다(Table 6). 특히 ‘해들’의 밥맛 평가는 생산자, 소비자, 지자체가 함께 참여하는 수요자 참여형 벼 품종개발 프로그램(SPP)을 적용하여 이천지역에서 생산한 ‘해들’과 ‘고시히카리’ 등 2017년 12월에 이천농업기술센터에서 식미관능검정을 실시하였다. 식미검정에 참여한 패널은 육종가 12명, 농업인, 가공업자, 유통업자 등 22명, 국립식량과학원 소비자 식미 전문평가단 22명 등 총 56명이 참여하였다. 관능검정 방법은 순위법으로 1위를 획득한 숫자의 비율로 밥맛을 검정한 결과 ‘해들’의 밥맛이 좋다는 패널이 48%이고, ‘고시히카리’의 밥맛이 좋다는 패널은 29%로서 ‘해들’의 밥맛이 우수한 결과를 얻었다.
‘해들’의 도정특성에서 제현율은 82.5%로 대비품종 ‘조평’의 82.9% 보다 약간 낮았지만 현백률이 90.8%로 높아서 도정률은 ‘조평’보다 높았다. 도정된 쌀의 완전미율이 94.9%로 ‘조평’의 65.9% 보다 월등히 높았으며, 완전미도정수율은 71.1%로 ‘조평’의 48.8%보다 우수한 특성을 보였다(Table 7). 따라서 ‘해들’의 밥맛이나 도정특성은 매우 우수하여 소비자가 선호하는 고품질 조생품종으로 중부지역에서 재배되는 외래품종 ‘고시히카리’의 대체가 가능한 품종으로 재배면적의 확대가 기대된다.
‘해들’의 백미수량은 2015~2017년의 3년간 지역적응시험 결과 중부평야지 ‘수원’ 등 5개소에서 보통기 보비재배 평균 쌀수량은 5.32 MT/ha로 대비품종 ‘화성’의 5.35 MT/ha 와 유사한 수량성을 보였다. 중부중산간지 2개소의 ‘해들’ 수량성을 검토한 결과 보통기 보비재배 평균 쌀수량은 5.85 MT/ha로 대비품종 ‘오대’의 5.61 MT/ha 보다 4% 많은 수량성을 보였다(Table 8).
‘해들’은 수량 증대를 위해 질소질 비료를 과용하면 쌀 품질이 좋지 않고, 등숙저하, 숙색불량 및 병해충의 발생과 도복이 우려되므로 품종특성에 맞는 적정 균형시비가 필요하다. 특히 바이러스병인 줄무늬잎마름병, 오갈병, 검은줄오갈병 및 멸구류에 저항성이 없으므로 적기 기본방제가 필요하고, 성숙기 포장에서 조기 낙수시 등숙이 불량하여 불완전미 발생 및 도정수율이 낮아질 수 있으며, 내냉성에 중간 정도이므로 산간지 및 냉수용출답이나 극만식재배를 피해야 한다.
‘해들’은 중부지역에 적응하는 고품질 조생 품종을 육성할 목적으로 2007년 하계에 밥맛이 우수하고 도열병과 흰잎마름병에 저항성인 ‘고품’과 조생종이면서 쌀의 외관과 밥맛이 좋은 ‘호반’을 인공교배하였다. 2008년 F1개체를 양성하며 조기에 유전특성을 고정하고자 꽃가루 배양을 실시하고 캘러스로부터 분화된 개체를 2009년에 순화시켜 계통을 전개하였다. 조생이면서 수발아와 불시출수에 안정적이고, 도열병과 흰잎마름병에 저항성이며, 쌀 외관과 밥맛이 우수한 SR31523-HB3111-195-3을 선발하여 ‘수원588호’로 계통명을 부여하였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지역적응시험 3년을 실시한 결과 그 우수성이 인정되어 2017년 12월 농촌진흥청 직무육성 신품종선정위원회에서 신품종을 선정됨과 동시에 조생종 최고품질 품종 ‘해들’로 명명되었다. 중부평야지 조기재배에서 ‘해들’의 출수기는 7월24일로 대비품종 ‘조평’ 및 ‘보다 7일 늦고, 중부중산간지 보통기 재배에서는 ‘오대’ 보다는 6일 늦은 조생종이다. 간장과 수장은 각각 75 cm, 20 cm로 ‘조평’보다 1 cm길다. 주당 이삭수가 16개로 ‘조평’보다 1개 많고, 이삭당 벼알수는 99개로 ‘조평’보다 16개 많았다. 등숙비율은 86.3%로 대비품종 ‘조평’ 82.9%보다 높으며, 현미 천립중은 21.6 g으로 대비품종 ‘조평’ 21.0 g보다 무거운 특성을 보였다. ‘해들’은 도열병에 중강의 저항성을 보였고 흰잎마름병은 K1, K2, K3 균계에 저항성을 보였지만, 줄무늬잎마름병, 오갈병 및 멸구류에 대한 저항성은 없었다. ‘해들’은 도복에 강하며, 수발아도 ‘조평’보다 강했고 내냉성은 ‘조평’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해들’의 백미 외관은 심백이 0이고 복백이 1으로 맑고 투명하였다. 알칼리붕괴도는 6.0, 단백질함량은 6.1%, 아밀로스함량은 18.0%로 미질특성이 우수하였고, 식미관능검정 결과 밥맛이 0.61로 ‘조평’보다 매우 우수한 특성을 보였다. ‘해들’의 도정특성은 도정율과 완전미도정수율이 ‘조평’보다 우수하였다. ‘해들’의 중부평야지 보통기 보비재배 평균 쌀수량은 5.32 MT/ha로 대비품종 ‘화성과 유사한 수량성을 보였다. 중부중산간지 수량성은 5.85 MT/ha로 대비품종 ‘오대’의 5.61 MT/ha 보다 4% 많은 수량성을 보였다. 조생종 최고품질 벼 ‘해들’의 적응지역은 수원 및 이천를 중심으로 경기도와 강원도 중부 평야지이다.
본 논문은 농촌진흥청 연구사업(주관 과제명: 중북부지역 적응 고품질 벼 품종개발(4단계) )의 지원으로 수행된 결과의 일부입니다. ‘해들’을 육성함에 있어 적극 협력하여 주신 국립식량과학원 벼 육종 연구팀 및 각 도농업기술원 지역적응시험 담당자들과 농촌진흥청 연구정책국 관계관 여러분께 깊이 감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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