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벼 품종개발은 시대요구에 따라 변해 왔으며 2000년대 이후 수입쌀에 대응하여 국산 쌀 경쟁력 향상을 위해 최고품질, 가공적성, 기능성 성분 함량 등 품종개발목표가 다양하고 세분화되었다(Cho et al. 2020). 따라서 급속한 시장변화 속에서 소비자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다양한 특성과 형태를 가진 벼 품종개발이 필요하다(Tester & Langridge 2010).
농촌진흥청 연구조사분석기준(RDA 2012)에 의하면, 현미 길이 5.00 mm 이하는 단립형, 5.01-5.50 mm 중단립형, 5.51-6.00 mm 중립형, 6.01-7.00 mm 장립형, 7.01 mm 이상 초장립형으로 구분하고 있다. 종자의 무게는 크기를 나타내는 또다른 형질로써 현미천립중 25 g 이상이면 중대립종으로 국내 육성된 품종 중 ‘신동진’, ‘소비’ 등이 이에 포함된다(Kim et al. 2019). 벼 입형과 크기는 쌀에 대한 소비자의 선호에 영향을 미치는데(Fitzgerald et al. 2009), 우리나라에서는 단립형의 소립종 밥쌀용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Calingacion et al. 2014). 하지만 중대립종 ‘신동진’이 1999년 개발된 이후 전북지역을 중심으로 확대 재배되었고, 이로 인해 쌀의 입형과 크기에 대한 인식이 변화되면서 2018년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넓은 재배면적을 차치하게 되었다(Lee at al. 2020). 또한 벼 품종의 용도 다양화와 향미 품종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향미벼 1호’ 개발을 시작으로 ‘향남’, ‘아량향찰’, ‘설향찰’ 그리고 ‘골든퀸3호’ 등이 육성되어 재배되고 있다(Jang et al. 2021, Oh 2016).
기후변화로 지구의 평균기온은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경우 평년보다 온도가 2℃ 상승하였을 때, 10a당 벼 수량이 4.5% 감소할 것으로 추정하였다(Shim et al. 2010). Yun et al.(2022)은 충남지역의 출수 후 30일간의 평균온도는 7월 19일에서 26.6℃로 가장 높았고, 이후 차츰 감소하여 8월 27일부터 21.0℃로 낮아지는 경향을 보인다고 하였다. 일반적으로 쌀의 외관 품질은 등숙기간 평균 온도에 의해 영향을 받으며 22℃-23℃가 적온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 이상의 온도에서는 완전립 비율이 낮아지게 된다(Choi et al. 2011, Yang et al. 2015, Han 2016). 향미의 주요 핵심 성분인 2-acetyl-1-pyrroline(2AP) 함량도 등숙기간 평균온도가 낮을수록 함량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는데, 19℃ 처리구에서는 24℃와 29℃ 대비하여 각각 2.5배, 6배 높은 함량을 나타냈다(Okpala et al. 2020). 이에 따라, 충남평야지에서 8월 중순 이후에 출수가 이루어되는 중만생종과 만생종은 등숙기간 평균온도가 23℃ 미만이기 때문에 완전립 비율과 향미의 2AP 함량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 예측할 수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다양한 벼 품종을 요구하는 시장상황에서 충남 주요 재배품종인 중만생 단립종 ‘삼광’ 중심에서 벗어나 입형과 크기가 다르고, 출수 후 적온에서 등숙 될 수 있는 만생종 고품질 향미를 개발하고자 수행하게 되었다.
본 시험은 충남적응 고품질 중대립 향미 품종육성을 위해, 2012년도에 품질이 우수하면서 내병 다수성인 조생종 ‘운광’을 모본(♀)으로 흑미이면서 향이 있는 찰벼 ‘옥향흑찰’을 부본(♂)으로 인공교배를 실시하였고, 2013년 F1 식물체를 양성하였다. 계통육성시험 및 생산력검정시험은 2013년부터 2018년까지 충청남도농업기술원 벼 시험포장에서 수행하였으며, 재배방법은 5월 상순 파종하여 다목적온실에서 육묘한 후 5월 하순에 30×15 cm의 재식거리로 초기 세대는 주당 1본, 생산력검정시험은 주당 4-5본으로 이앙하고, 시비량은 N-P2O5-K2O=90-45-57 kg/ha로 재배하면서 밥을 했을 때 구수한 향이 나면서 수량성이 양호한 만생종 유망계통을 선발하였다. 지역적응시험은 2018년과 2019년 예산, 보령, 논산 3개소에서 충남 주요 재배품종인 삼광을 대조품종으로 진행하였고, 각 시험지 재배방식은 생산력검정시험과 동일하게 추진하였다(Fig. 1).
벼 품종 육성을 위한 출수기, 간장, 수장 등 주요 농업적 형질은 농촌진흥청 농업과학기술 연구조사분석기준(RDA, 2012)에 준하여 조사를 진행하였다. 수량을 조사하기 위해 100주를 수확하고 탈곡, 건조, 탈망, 정선 과정을 거친 정조의 수분을 측정한 후 무게를 조사하였으며, 제현비율은 정조 500 g을 현미기(SY88-TH, Ssangyong, Korea)에 투입 후 왕겨를 제외한 무게를 측정하여 계산하였다. 현백비율은 도정작업 숙련자가 200 g의 현미를 10분도로 세팅 된 정미기(MC-90A, Toyo, Japan)에 투입 후 미강의 상태를 확인하면서 작동한 후 가공된 쌀의 무게를 측정하여 계산하였다. 1 ha당 쌀수량은 정조를 수분 15% 기준으로 보정 후 제현비율과 현백비율을 적용하여 구하였다.
쌀의 외관 품질은 품위분석기(Cevitec 1625 Grain Inspector, Foss, Sweden), 단백질함량은 성분분석기(Infratec1241 Grain analyzer, Foss, Sweden), 취반윤기치는 토요식미기(MA-90B, Toyo, Japan)를 이용하여 각 분석기기의 분석매뉴얼에 따라 측정을 진행하였다. 아밀로스함량은 쌀 100 g을 분쇄기(Cyclotec 1093, Foss, Sweden)로 분쇄 후 100 mesh 체로 걸러 시료 100 mg을 정량하여 Perez and Juliano(1978) 비색정량법에 따라 전처리를 진행하였고 분광광도계(Libra S12, Biochrom, UK)로 620nm 파장에서 흡광도를 측정하였다.
도열병 밭못자리 검정은 질소다비 조건(N-P2O5-K2O : 240-80-120 kg/ha)으로 6월 하순 밭못자리검정법을 이용하여 수행하였고, 도열병 발병을 촉진시키기 위해 이병성 품종(spreader)으로 ‘호평’을 이용하였다. 잎도열병과 흰잎마름병, 줄무늬잎마름병은 벼 지역적응시험 포장에서 생육 전반기에 걸쳐 달관조사로 진행하였으며, 조사기준은 농촌진흥청 농업과학기술 연구조사분석기준(RDA 2012)에 따라 진행하였다.
통계분석을 위해 R 통계프로그램(The R Project for Statistical Computing Version 4.3.1, Austria)을 사용하였으며, 본 실험의 모든 형질들의 값은 3반복으로 조사되었고 대조 품종과의 비교를 위해 t-test를 진행하였다.
벼 신품종 ‘백옥향’은 쌀에 대한 다양해진 소비자 요구도를 충족시킬 수 있는 충남 적응 고품질 중대립 향미 품종을 육성을 위해 2012년도에 품질이 우수하면서 내병 다수성인 조생종 ‘운광’을 모본(♀)으로 하고 흑미이면서 향이 있는 찰벼 ‘옥향흑찰’을 부본(♂)으로 하여 교배를 하였다. 2012-2013년도 동계에 F1 15개체를 재배하여 F2 종자를 얻었으며 이후 계통육종법에 의해 병해충, 미질 및 초형이 양호한 개체를 선발해 나가면서 우수 계통을 육성하였다. 초형적으로 고정되고 밥을 했을 때 향이 나는 3개의 향미 계통을 2016년도에 선발하였고, 2017년 생산력검정 1년차에서 밥맛과 수량성이 우수한 1계통을 최종 선발하여 ‘충남3호’라 계통명을 부여하였다. 2018년에는 생산력검정 2년차와 지역적응시험 1년차를 동시에 추진하였으며, 2019년에 지역적응시험 2년차를 진행하였다. 지역적응시험결과 수량, 품질 및 재배적 특성의 우수함이 인정되어 2019년 12월 ‘충청남도농업기술원 신품종선정위원회’에서 ‘충남3호’를 ‘백옥향’이라 명명하였고, 벼 신품종으로 선정되었다. ‘백옥향’의 계보도, 육성과정 및 성숙기 생육 전경과 벼알 모습은 Figs. 1, 2, 3과 같다.
충남지역에서 5월 하순 보통기 이앙시 ‘백옥향’의 출수기는 시험지역에 따라 예산에서는 8월 27일, 논산에서는 8월 24일, 보령에서는 8월 23일로 최대 4일 차이를 보였으며 평균 8월 25일로 ‘삼광’보다 13일 정도 늦은 경향을 보였다(Table 1).
‘백옥향’은 직립성 초형이며 ‘삼광’과 비교해 보았을 때 잎색은 진하며 잎의 길이는 길고 너비는 비슷하였고, 간장은 82 cm로 ‘삼광’보다 3 cm 길었지만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는 없었으며 줄기의 굵기는 두껍고 단단한 특성을 가지고 있었다(Table 2).
‘백옥향’의 이삭길이는 23 cm로 ‘삼광’보다 2 cm 길고, 이삭의 착립밀도는 조밀하였으며 이삭추출도는 양호하였다. 벼 알은 까락이 있고, 탈립은 잘 안 되는 편이며, 영색은 황백색이고 향기가 존재하였다(Table 3).
‘백옥향’의 주당수수는 13개로 ‘삼광’보다 1개 적고, 수당립수는 115개로 ‘삼광’보다 6개 많았지만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 등숙비율은 83.0%로 ‘삼광’보다 8.5% 낮고 리터중은 37 g 가벼웠으며, 현미 천립중은 26.0 g으로 ‘삼광’보다 4.4 g 무거워 중대립종으로 분류되었다(Table 4). 지역적응시험 결과 ‘백옥향’의 쌀 수량은 예산에서는 6.59 MT/ha, 논산에서는 6.68 MT/ha, 보령에서는 5.99 MT/ha로 지역에 따라 최대 0.60 MT/ha 차이를 보였으며 평균 쌀수량은 6.42 MT/ha로 ‘삼광’보다 0.38 MT/ha 높았다(Table 5).
‘백옥향’의 제현율은 83.0%로 ‘삼광’ 보다 0.4% 낮고, 현백율이 90.0%로 1.1% 낮아 도정율은 1.2% 낮은 74.7% 이었지만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는 없었으며, 완전립비율을 고려한 완전미도정수율은 67.4%로 ‘삼광’보다 7.1% 낮았다. ‘백옥향’의 현미의 길이는 6.09 mm로 ‘삼광’보다 0.87 mm 길고(Fig. 4), 장폭비는 1.97로 장립형으로 분류되었다(Table 6).
‘백옥향’쌀의 완전립비율은 90.2%로 ‘삼광’ 보다 7.5% 낮았고, 분상질립은 3.8%로 3.1% 높았으며 싸라기와 피해립 비율은 ‘삼광’보다 높은 경향을 보였지만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 ‘백옥향’의 단백질함량은 5.8%로 대조품종 보다 0.4% 높고, 아밀로스 함량과 알칼리붕괴도는 18.8%와 7.0로 각각 0.3%, 1.0 높은 결과를 보였다. 밥을 했을 때 보수막의 윤기를 통해 밥맛을 간접적으로 측정하는 취반윤기치는 77.5점으로 4점 높았다(Table 7).
‘백옥향’은 잎도열병 밭못자리 검정포장에서 병반이 발견되지 않았으며, 지역적응시험포장에서 병해충 달관조사 결과, 전반적으로 병해충에 강한 특성을 보였는데 흰잎마름병과 잎집무늬마름병은 병반면적률이 각각 1%, 10% 이하로 복합내병성 품종인 ‘삼광’과 비슷한 이병률을 나타냈다(Table 8).
벼 신품종 ‘백옥향’은 출수를 늦춰 등숙기간 고온을 회피하고, 다양한 벼 품종을 요구하는 시장상황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고품질 향미를 육성하고자 본 연구를 수행하게 되었다. 인공교배는 2012년 품질이 우수하면서 내병 다수성인 조생종 ‘운광’을 모본으로 하고 현미가 흑색이면서 향이 있는 찰벼 ‘옥향흑찰’을 부본으로 이용하였다. 이후 계통육종법에 의해 병해충, 미질 및 초형이 양호한 개체를 선발해 나가면서 우수 계통인 ‘충남3호(백옥향)’를 육성하였다. 2017년에는 생산력검정 1년차를 수행하고 2018년에는 생산력검정 2년차와 지역적응시험 1년차를 동시에 추진하였으며, 2019년에 지역적응시험 2년차를 수행하였다. ‘백옥향’은 출수기가 8월 25일인 만생종으로 적온에서 등숙이 가능하고, 보통기 보비재배 시 간장은 ‘삼광’보다 크지만 줄기가 굵어 도복에 안정적이었으며, 이삭 당 벼알수가 115개 정도 달리며 현미 천립중은 26.0 g로 중대립종 특성을 가진다. ‘백옥향’의 평균 쌀 수량은 6.42 MT/ha로 ‘삼광’보다 0.38 MT/ha 높았고, 완전립 비율은 90.2%로 양호한 수준이었다. 벼 신품종 ‘백옥향’은 충남지역 주요 재배 품종인 중만생 단립종 ‘삼광’ 중심에서 벗어나 만생종 중대립 향미 시장을 개척함으로써 충남 특화 쌀 품종으로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본 논문은 충청남도농업기술원 시험연구사업(과제명: 충남 특화 브랜드 쌀 우량 품종 육성, 과제번호: LP0042932019)의 지원으로 수행된 결과의 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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