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에 의한 기후변화는 전세계적인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전 세계 농업인의 97%가 극단적 기후변화를 경험했으며, 이 중 40%는 작물 생산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었다고 답했다(Graham 2023). IPCC (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의 제6차 평가보고서(IPCC, 2022)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20년까지의 기간 동안 지구 표면 온도는 1850년부터 1900년 사이의 평균보다 약 1.1°C 높아졌다고 한다. 보고서는 또한 현재와 같은 온실가스 배출 수준이 지속될 경우, 지구 온난화가 1.5°C에 도달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며, 이러한 온난화는 다양한 위험을 수반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제5차 평가보고서 이후, 인간 활동에 의해 유발된 폭염, 폭우, 가뭄, 그리고 열대성 저기압과 같은 극한 기후변화에 대한 증거가 더욱 확실해졌다.
Alberro (2023)에 따르면 지구온난화는 이제 ‘지구 가열’ 단계로 가속화되었으며, 이로 인한 기후 변화는 특정 지역에 적응성이 높은 작물의 임실률 및 등숙률을 저하시켜 수량과 품질을 감소시킨다고 한다(Ottman et al. 2012, Amnuaylojaroen & Parasin, 2022). 특히, 벼에 대한 고온 스트레스는 생리적 장애를 일으켜 물질 대사에 영향을 미치고, 이는 천립중 및 임실률 감소 등 수량 저하의 원인이 된다(Cao et al. 2008). 따라서 벼의 고온 스트레스 내성에 관련된 생리적 및 유전적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Kondamudi et al. 2012, Ye et al. 2015, Piveta et al. 2020). 자포니카 벼의 경우, 고온 스트레스는 전분 합성을 저해하고, 이는 심복백 발생 및 수량 및 품질 저하의 원인이 된다(Tanamachi et al. 2016). 이에 따라, 등숙기 고온 내성과 관련된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으며(Krishnan et al. 2011, Sreenivasulu et al. 2015, Zhen et al. 2019),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온대 지역에서도 고온으로 인한 벼 수량 및 품질 저하 문제가 점차 중요하게 인식되고 있다(Koh et al. 2011).
기후 변화로 인한 한국의 강우 패턴 변화(Park et al. 2008)는 조생종 벼의 조기재배 기간 동안 수발아 발생 증가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벼는 황숙기에서 완숙기 사이에 특히 수발아에 취약하며(Park & Park 1984), 조생종 조기재배 시 강우 기간의 빈도와 길이가 늘어난 8~9월이 이 시기에 해당한다. 한편 현재까지 개발된 조생종 품종들은 대부분 중만생종에 비해 수발아 내성이 부족하므로 이를 보완한 신품종 육성이 필요하다(Park et al. 2008).
본 연구에서는 고온 및 강우에 영향을 많이 받는 조생종 벼의 고온등숙성 증진 및 수발아 내성 조생종 벼 육종을 목표로, ‘남평’ 후대 조생종 계통인 ‘밀양247호’를 활용하여 중간모본 ‘MY362VP’를 개발하였다. 수발아 내성 및 완전미율 외에도 기본적인 농업형질 및 수량, 품질 관련 특성을 지역적응성 시험을 통해 3년간 조사한 결과, 기후변화 대응 조생종 벼 육종에 활용 가능한 유용한 자원으로 판단되며,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는 조생종 벼 육종의 실마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역 적응성 본 시험은 단기성 계통 ‘밀양362호’를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간 중부 평야 1개소, 호남 평야 2개소, 영남 평야 2개소에서 햅쌀용 조기재배 적응성을 평가하였다. 표준 품종 ‘금오’ 및 비교 품종 ‘조평’과 비교 검토하였다(RDA 2020-2022). 재배법은 농촌진흥청 표준재배법에 준하여 조기 재배는 4월 10일 파종하여 5월 10일 이앙하였고, 만기 재배는 6월 10일 이앙하여 7월 1일 이앙하였다. 이앙은 조기재배는 재식거리 30×15 cm에 주당 3본으로 실시하였고 만기재배는 재식거리 30× 12cm에 주당 5본으로 실시하였다. 공시된 계통의 농업형질, 수량구성요소 및 수량성, 생리장해 및 병해충 저항성, 도정 특성, 품질 조사는 농촌진흥청 신품종개발공동연구사업 과제 수행 계획서 조사 기준에 준하여 실시했다.
2010년도에 완전미율이 우수한 ‘남평’ 후대 조생종 계통 ‘밀양247호’를 모본(♀)으로 하고 출수가 빠르면서 완전미율이 높은 조생종 계통 ‘YR26256Acp28’을 부본(♂)으로 하여 교배하였다. 2011년에 F1 개체(교배번호 YR29501) 28개를 양성하여 28 개체 모두 선발하였고, 2012년 하계 포장 및 동계 온실에서 F2 및 수별 집단으로 전개하여 세대를 진전하였다. 2013년 하계 수별 집단으로 전개하여 개체 선발을 진행한 뒤 2014년부터 2016년까지 계통으로 세대 진전을 하면서 개체 선발을 진행한 결과 ‘YR29501-B-B-B-1-1-1’ 계통을 선발하였고, 2017년부터 2019년까지 하계 포장에서 생산력검정시험을 거쳐 ‘밀양362호’로 명명하였다. 이후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지역적응성시험을 거쳐 최종적으로 수발아 저항성이 있으면서 완전미율 및 농업적 특성이 우수한 본 계통을 ‘엠와이362브이피(MY362VP)’로 명명하였다. ‘엠와이362브이피’의 육성 과정과 계통도는 Fig. 1 및 Fig. 2와 같다.
‘엠와이362브이피’의 남부 평야 조기재배 시 평균 출수기는 7월 15일로 ‘조평’보다 2일 늦은 조생종이다(Table 1). 간장은 73.0 cm로 ‘조평’보다 키가 작고 이삭당 벼알 수는 79개로 ‘조평’보다 26개 적었으나 등숙률이 80.1%로 ‘조평’보다 8.8% 높았다. ‘엠와이362브이피’의 현미천립중은 21.9 g으로, ‘조평’보다 1.9 g 무거운 것으로 나타났다(Table 2).
‘엠와이362브이피’는 잎도열병 밭못자리 검정 결과 11개 지역 평균 잎도열병 저항성이 5.3이었으며, 8개 시험지에서 중 정도의 저항성을 보이고 3개 시험지에서 저항성이 약한 것으로 나타나 종합적으로 잎도열병에 약한 것으로 판단된다(Table 3). 주요 시험지별 잎도열병 저항성 검정반응은 예산과 나주가 각각 6.0, 4.0으로 ‘조평’보다 저항성이 약했다. 이삭도열병 저항성 포장검정 결과는 이병수율이 0.0~8.7%로, ‘조평’보다 강했다. 흰잎마름병의 경우 K1, K2, K3균주에 저항성이었으나 K3a 균주에는 약했고, 바이러스병 중 줄무늬잎마름병에는 강하나 오갈병에는 약했으며 멸구류에 약한 반응을 보였다(Table 4).
‘엠와이362브이피’는 출수 후 40일 뒤 이삭을 채취하여 수발아율을 분석한 결과 1.9%로 ‘조평’ 19.0%보다 유의하게 낮아 내수발아성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고(Table 5), 2020년 밀양에서 생산력검정 조기재배시에도 출수 후 40일 이삭을 채취하여 습포에 말아 32℃에서 7일간 치상했을 때 ‘조평’ 대비 수발아가 적게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Fig. 3). 춘천출장소 내냉성 검정에서 냉수처리시 출수지연일수가 14.7일로 ‘조평’과 비슷한 수준이었으며, 임실률이 32.8%로 ‘조평’과 비슷한 수준이었다(Table 5). 3절간장이 ‘조평’ 수준으로 짧아 도복지수는 낮은 편이며, 포장도복은 ‘조평’보다 약간 강한 편이었다(Table 6).
정조와 현미의 장폭비는 각각 2.14과 1.95로 단원립이었다. 심복백은 0/0으로 쌀알이 맑고 투명하며, 단백질 함량은 7.3%로 유의수준 1% 에서 ‘조평’보다 높았고, 아밀로스 함량은 18.0%으로 ‘조평’과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도요 식미치나 ‘조평’을 비교품종으로 사용한 식미 관능검정 성적은 ‘조평’과 유의한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Table 7). 제현율은 ‘조평’ 수준으로 양호하고, 현백률은 유의수준 5%에서 ‘조평’보다 낮았다. 도정률은 72.5%로 ‘조평’과 유의한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쌀의 품위는 완전미 도정수율이 양호하면서 백미 완전미율이 90.6%이고 분상질립 비율이 7.7%로 낮아 품질이 양호하였다(Table 8). 벼의 등숙적온은 출수 후 30일간 평균 22.2℃로 보고된 바 있다(Choi et al. 2011). 출수 후 30일간 평균온도 데이터를 기상청 기상자료개방포털에서 조사한 결과, 해당 기간 등숙적온보다 평균온도가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Table 9). ‘엠와이362브이피’는 등숙적온보다 높은 온도의 환경에서도 완전미율이 높아, 고온등숙성이 우수한 중간모본으로 판단된다.
‘엠와이362브이피’는 2018년 밀양 남부작물부 포장 생산력예비검정시험에서 쌀 수량이 407 kg/10a로 ‘조평’의 87%, ‘금오’의 93% 수준이었다(Table 10). 2019년부터 2020년까지 밀양 남부작물부 포장 조기재배 생산력 검정시험 결과 쌀 수량이 ‘조평’ 대비 96%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고, 만기재배 시에는 평균 쌀수량이 432 kg/10a로 ‘금오’보다 12% 증수된 것으로 나타났다(Table 11).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간 실시한 지역 적응성 시험 결과에서는 조기재배 평균 쌀수량이 529 kg/10a로 ‘조평’보다 2% 증수된 것으로 나타났다(Table 12).
‘엠와이362브이피’는 잎도열병에 약하므로 생육초기 적절한 방제가 필요하며, 질소비료 과용시 도복이 우려되므로 적정 균형시비가 필요하다. 또한 냉해시 임실률 저하가 우려되므로 냉수용출답 등 상습냉해 발생지역에서는 재배를 삼가야 한다.
‘엠와이362브이피’는 조생종 벼의 고온등숙성 향상을 위해 육성된 단기성 벼 중간모본이다. 2010년 하계에 완전미율이 높은 중만생종 벼 ‘남평’ 후대 조생종 계통인 ‘밀양247호’에 출수가 빠르면서 완전미율이 높은 조생종 계통 ‘YR26256Acp28’을 교배하여 F1 개체 28 개체를 얻었다. 2012년 하계 포장 및 동계 온실에서 F2 및 수별 집단으로 전개하여 세대를 진전하였고, 2013년 하계 수별 집단으로 전개하여 개체 선발을 진행한 뒤로는 2014년부터 2016년까지 계통으로 세대 진전을 하면서 개체 선발을 진행하였다. 2018년부터 2019년까지 밀양에서 생산력검정시험을 거쳐 2020년 ‘밀양362호’로 계통명을 부여하였으며,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간 지역 적응성 시험을 실시한 결과 단기성 벼 고온등숙성 및 수발아 내성 육종소재로서의 우수성이 인정되어 2022년 12월 직무육성 신품종 선정위원회에서 중간모본으로 선정됨과 동시에 ‘엠와이362브이피’로 명명되었다. 주요 특성은 다음과 같다. 1. ‘엠와이362브이피’의 조기재배시 출수기는 7월 15일로 비교품종 ‘조평’보다 2일 늦으며 간장은 73 cm로 ‘조평’보다 4 cm 짧았고 이삭 당 벼알 수는 79개로 ‘조평’보다 26개 적었다. 2. ‘엠와이362브이피’는 등숙률이 80.1%로 ‘조평’보다 8.8% 높았고 백미 완전미율도 90.6%로 ‘조평’보다 28.5% 높았다. 2. ‘엠와이362브이피’는 수발아율이 1.9% 가량으로 ‘조평’이 19.0%인 것에 비해 유의하게 낮았다. 3. ‘엠와이362브이피’의 백미 외관은 맑고 우수하며 윤기치가 높았으나 식미 관능검정 성적은 ‘조평’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4. ‘엠와이362브이피’의 쌀 수량은 조기재배 생산력검정시험시 ‘조평’과 비슷하였고, 지역 적응성 시험에서는 평균 2% 증수되었다. ‘엠와이362브이피’의 재배 적지는 남부 평야지이다.
본 연구는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의 고유연구사업(영남지역벼 재배 안정성 향상을 위한저항성 육종 소재 개발, PJ014774032024)의 지원으로 수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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