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검정콩은 종자의 크기와 자엽색에 따라서 구분되며, 종자의 크기가 작은 검정콩은 쥐눈이콩 또는 약콩이라고 불린다. 검정콩은 일반콩 보다 종피의 안토시아닌 등 기능성 성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건강기능성 식품의 원료로서 소비가 확대되고 있으며(Seo et al. 2020, Teng et al. 2017, Yoon et al. 2018), 최근에는 두유 등 가공식품의 원료로서도 활용이 확대되고 있어 재배안정성이 높은 검정콩 품종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소립 검정콩인 쥐눈이콩은 일반콩 보다 genistein, daidzein과 같은 이소플라본이 더 많이 함유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Kim et al. 2000), 우리나라와 중국의 전통 의학서와 민간요법에서도 쥐눈이콩을 해독, 항염증, 골다공증 예방 등에 사용해왔다(Kim et al. 2005, Kim et al. 2011, Liao et al. 2005). 최근 연구에서는 이러한 효능이 쥐눈이콩에 함유되어 있는 이소플라본과 안토시아닌 성분 때문이라는 것이 밝혀진 바 있다(Kim et al. 2006).
국내 콩 재배면적은 2023년 기준 약 6만8천 ha 이며, 정책적 지원 아래 논콩 재배면적은 약 1만8천 ha로 (KREI 2024) 2016년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인 반면, 밭콩 재배면적은 감소하는 경향을 나타내고 있다. 이와 같은 현상은 일손 부족 및 고령화에 따른 것으로 추정되며(Seo et al. 2022),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내 콩 육종프로그램에서는 내도복성, 내탈립성 등 기계화 재배에 유리한 품종을 개발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검정콩은 장류콩이나 나물콩에 비해 쓰러짐과 탈립 등에 약하여 재배가 어렵고, 수량성이 낮은 단점이 있으며(Seo et al. 2022), 이를 극복하기 위해 재배적 특성이 우수한 장류 나물용 콩 품종을 교배모본으로 하여 품종을 개발하고 있다. 국내에서 개발된 소립 검정콩 품종으로는 ‘다원콩’(Kim et al. 1998), ‘원흑’(Kim et al. 2013), ‘소청자’ 등이 있으며, 주로 재래 쥐눈이콩의 수량성과 재배적인 단점을 개선하기 위한 방향으로 품종이 개발되어 왔다.
잎의 크기와 엽형은 콩의 수량성과 연관이 있으며, 엽형이 피침형이고 잎 면적이 작은 품종은 둥근형 품종에 비해 캐노피 형성을 통한 빛 투과성이 더 좋으므로 광합성 효율이 높고, 립수를 증가시켜 수량이 더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Jeong et al. 2012, You et al. 1995). 따라서 종자의 크기가 비슷한 경우 피침형을 선발하는 것이 수량성 향상에 유리할 것으로 판단된다.
‘다원콩’, ‘원흑’, ‘소청자’ 등 기존 소립 검정콩 품종은 쓰러짐에 취약하고, 성숙기 탈립에 약하여 기계수확에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에서는 정선 수집 재래쥐눈이콩과 재배안정성이 높고 초형이 우수한 나물용 콩 ‘원광’(Oh et al. 2009)을 인공교배하여 초기세대에서 소립인 검정콩을 선발, 후기세대에서는 생산력검정과 특성검정을 통해 엽형이 피침형으로 초형이 우수하면서 수량성이 높고 쓰러짐에 강한 소립 검정콩 ‘세움’을 개발하였다.
‘세움’은 다수성 소립 녹자엽 검정콩 품종 육성을 목표로 하여 재래종인 ‘정선쥐눈이콩(IT211785)’을 모본으로, 쓰러짐에 강한 나물용 콩 품종인 ‘원광(IT218557)’ 을 부본으로 인공교배하고 계통육종법에 의해 개발된 품종이다. 2010년 인공교배 이후 2011년 F1, 2012년도에 F2 세대를 양성하고, F3 부터는 계통육종법으로 쓰러짐에 강하고 초형이 우수한 계통을 선발하였다. 2016년부터 2017년도에 실시한 생산력검정시험에서는 쓰러짐에 강하고 초형이 우수한 소립 검정콩 계통으로 유망시되어 ‘밀양347호’의 계통명을 부여한 후 2018년부터 2020년 3년간 지역적응시험을 실시한 결과, 수량성이 높고 쓰러짐에 강한 특성을 나타내어 2020년 12월 농작물직무육성신품종선정위원회에서 품종으로서 가치가 인정되어 ‘세움’으로 명명하였다(Fig. 1).
2016년 생산력검정예비시험(PYT, Preliminary Yield Trial), 2017년 생산력검정본시험(AYT, Advanced Yield Trial)을 수행하였다. 생산력검정예비시험은 시험구 면적 8.4 ㎡, 재식거리 70×15 cm, 1주2본으로 재배되고 난괴법 2반복으로 배치하였다. 생산력검정본시험은 시험구 면적 11.2 ㎡, 재식거리 70×15 cm, 1주2본으로 재배되고 난괴법 3반복으로 배치하였다. 생육특성과 수량성은 농업과학기술 연구조사분석기준에 따라 조사하였다(RDA 2012).
지역적응시험(RYT, Regional Yield Trial)은 수원, 춘천, 연천, 나주, 달성, 예산, 대구 등 7개 지역에서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간 수행되었다. 재배방법은 시험구 면적 11.2 ㎡, 재식거리 70×15 cm, 1주2본으로 재배되고 난괴법 3반복으로 배치하였다. 파종기는 6월 중순이며 농업과학기술 연구조사분석기준에 따라 생육특성 및 수량성을 조사하고, 대비품종인 ‘소청자’와 비교하였다.
병해 검정을 위해 5월 상순에 검정포장에 파종하여 콩모자이크바이러스와 불마름병의 자연 이병률을 조사하였다. 콩모자이크바이러스병 저항성 검정을 위해 각 시험 전년도에 접종 및 증식한 후 저온 보관해둔 콩모자이크바이러스 G6H (Seo et al. 2009a) 균계를 지닌 잎을 마쇄하여 2 mole 농도의 인산 나트륨 버퍼에 녹인 후 즙액을 만들고, 온실에서 초생엽 전개시 carborandom을 이용하여 잎 표면에 상처를 낸 후 접종하였다. 접종 2주 경과 후 접종한 하위엽을, 10일 뒤 접종한 상위 엽을 병반 없음(-), 갈색 병반(L), 엽맥 병반(V), 모자이크 증상(M), 고사(N), 모틀(Mo) 등의 병징으로 구분하고 조사하였다. 불마름병 저항성 검정을 위해 8ra를 증식하여 증류수에 희석하여 OD값 0.2-0.3으로 농도를 맞추어 제2본엽기에 충분히 분무 접종하고 습식처리 하였다. 균주 접종 후 10일이 경과하고 2회에 걸쳐 잎에 나타난 병징 발현 정도를 조사하였다(Seo et al. 2009b).
내도복성 검정을 위해 2 수준의 70×15 cm (표준)와 70×7.5 cm(2배 밀식)를 설정하고 난괴법 2반복으로 배치하여 도복 정도를 조사하였다. 도복 정도는 성숙기에 45° 이상 기울어진 개체의 비율로 등급화(1: 5% 이하, 3: 6~10%, 5: 11~50%, 7: 51~75%, 9: 76% 이상)하였다. 반복 및 연차 간 도복 정도 등급을 평균하여 반올림 후 1~9로 최종등급을 표시하였다. 협개열성 정도는 내도복성 검정 시험구에서 각 계통별 꼬투리 20개를 성숙기에 채취하여 40℃ 건조기에 48시간 건조한 후 꼬투리의 개열 정도를 조사하였다(Kang et al. 2005).
단백질 함량은 질소 분석기(Elementar Analysen system, US/RapidN111, Germany)를 이용하여 분석하였으며 지방 함량은 자동유지추출장치(Soxhlet System: BUCHI Labotechnik, B-811, AG, Switzerland)에 넣고 n-hexane으로 3시간 열수 추출한 후 지방 함량을 구하였다(Choung 2006).
당 성분 분석은 분쇄한 시료 1 g을 정밀히 칭량하여 튜브에 넣은 후 70% 에탄올 10 ml를 첨가하여 실온에서 shaking 하여 전처리물을 추출하였다. 추출된 시료를 24시간 후 여과하여 증류수와 여과된 시료 각 0.7 ml를 마이크로튜브에 혼합하여 이 중 0.7 ml를 액체크로마토그래피(Dionex, Ultimate 3000, USA)에 넣고 분석하였다. Sucrose, Stachyose, Raffinose, Glucose, Galactose, Fructose 등 총 6종의 유리당을 각각의 표준물질로 검량선을 작성한 후 정량 분석에 이용하였다.
이소플라본 함량 분석을 위해 분쇄한 시료 1.0 g을 50% 메탄올 용액 20 mL에 12시간 실온에서 교반한 뒤 추출액을 여과지(Whatman NO. 2)를 이용하여 여과하였다. 여과된 시료는 다시 HPLC 분석을 위해 0.2 ㎛ 필터를 하였다. 이소플라본 분석은 액체크로마토그래피(Agilent, 1100, USA)로 분석하였다. 이소플라본은 Daidzin, Glycitin, Genistin, Daidzein, Glycitein, Genistein, Mal-Daidzin, Mal-Glycitin, Mal-Genistin, Ac-Daidzin, Ac-Genistin, Ac-Glycitin 등 12종을 분석하였으며, 배당체와 비배당체의 함량을 모두 합하여 제시하였다.
안토시아닌 분석을 위해 콩 껍질 0.1 g을 정밀히 칭량하여 튜브에 넣고 40% 메탄올 용매 30 ml를 첨가하여 4℃ 200 rpm에서 48시간 shaking 하여 추출하였다. 추출된 시료용액을 No2 여과지로 여과한 후 여액 1.0 ml을 취하여 0.45 ㎛ 필터로 여과하였고 안토시아닌은 액체크로마토그래피(Dionex, Ultimate 3000, USA)로 분석하였다. 안토시아닌 함량은 Cyanidin-3-galactoside, Cyanidin-3-glucoside, Peonidin-3-glucoside, Delphinidin-3-glucoside, Petunidin-3-glucoside, Peonidin-3-glucoside 등 6종을 분석 후 총합을 제시하였다.
수분흡수율은 건조 종자 50립의 무게를 잰 후 상온의 물에 침종하여 2, 6, 12시간 후 무게를 각각 측정하여 구하였다((침종후 종자무게-침종전 종자무게)/침종전 종자무게×100).
대비품종인 ‘소청자’와 ‘세움’의 생육특성, 품질특성, 수량성 비교를 위해 R 프로그램(v 4.2.0)을 이용하여 Student t-검정을 수행하였다.
‘세움’은 유한신육형 초형으로 꽃색은 보라색, 엽형은 피침형, 모용색은 갈색, 협색은 갈색, 종실은 구형이며 종피색은 검은색, 자엽색은 녹색으로 대비품종인 ‘소청자’와 비슷한 고유특성을 나타지만 엽형과 꽃색이 다르다(Table 1). 개화기는 8월 4일, 성숙기는 10월 21일로 ‘세움’에 비해 개화기는 7일 빠르나, 성숙기는 6일 늦다. 경장, 마디수, 협수, 협고는 각각 67 cm, 17개, 104개, 11 cm로 ‘소청자’ 대비 경장이 작고 착협고가 낮은 생육특성을 가지고 있다(Table 2).
‘세움’은 시험 포장과 밀식 검정 포장에서 내도복성이 각각 2, 5로 평가되어 밀식 시 쓰러짐이 다소 발생하였다. 협개열성 정도는 포장에서 3으로 평가되고 실내검정에서 64.6%로 측정되어 ‘소청자’(100.0%)보다 탈립에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Table 2). ‘세움’의 불마름병 저항성은 시험포장에서 ‘1’으로 평가되어 ‘소청자’와 같이 강하였고, 인공접종시에 ‘소청자’ 보다 다소 약하였다. 콩모자이크바이러스 접종시에 상위엽에서 모자이크 증상이 나타났으나 괴저는 없었으며, 검정포장에서는 ‘0’으로 평가되었다. 검은뿌리썩음병에는 ‘소청자’와 대등한 특성을 나타내었다(Table 3).
‘세움’의 조단백질 함량은 41.4%, 조지방 함량은 17.5%로 ‘소청자’ 대비 조지방 함량이 높았다. 침지 12시간 후 수분흡수율은 214%로 ‘소청자’(227%) 보다 다소 낮았으나, 통계적으로 유의하지는 않았다. 종실의 총 당 함량과 sucrose 함량은 68.8 mg/g, 36.2 mg/g 으로 ‘소청자’(74.6, 40.4 mg/g)와 비슷하였다. 이소플라본과 안토시아닌 함량도 1,932 ㎍/g과 19,501 ㎍/g으로 ‘소청자’(2,085, 19,244 ㎍/g)와 비슷하였다(Table 4).
‘세움’은 2016년부터 2017년 2년간 생산력검정시험 결과 평균 330 kg/10a로 ‘소청자’(318 kg/10a) 대비 4% 증수하였으며(Table 5), 2018년부터 2020년 3년간 지역적응시험 결과 전국 7개소 평균 292 kg/10a로 ‘소청자’(252 kg/10a) 대비16% 증수하였다(Table 6).
‘세움’은 밀식 상태에서 쓰러짐의 우려가 있으므로 밀식재배를 삼가야 하며, 성숙기 탈립성이 다소 약하므로 적기에 수확해야 한다.
‘세움’은 다수성인 소립 녹자엽 검정콩 품종육성을 목표로 2010년에 ‘정선쥐눈이콩’을 모본으로 ‘원광’을 부본으로 교배하여 계통육종법에 의해 선발되었다. 2016년부터 2017년도에 실시한 생산력검정시험에서는 다수성 소립 녹자엽 검정콩 계통으로 유망하여 ‘밀양347호’의 계통명을 부여하였고,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간 7개소에서 수행한 지역적응시험 결과 수량성이 높고, 쓰러짐에 강한 특성을 나타내어 ‘세움’으로 명명되었다.
‘세움’은 유한신육형, 엽형이 피침형, 화색이 보라색, 종피는 검은색, 자엽색은 녹색이면서 구형인 품종이다. 개화기는 8월 4일, 성숙기는 10월 21일로 ‘소청자’ 대비 개화기는 빠르지만 성숙기가 늦으며, 경장이 다소 작다. 도복 정도는 지적 7개소 시험포장에서 ‘2’로 평가되고, 검정포장에서 ‘1’로 평가되어 ‘소청자’ 대비 강하였고, 협개열성 정도는 실내 검정에서 ‘소청자’에 비해 낮아 탈립에 강하였다. 불마름병, 콩모자이크바이러스 등 병에 ‘소청자’와 대등하여 강하였다. ‘세움’은 ‘소청자’ 대비 조지방 함량이 높았고, 당 함량과 주요 기능성 성분인 이소플라본, 안토시아닌 함량이 ‘소청자’와 비슷하여 높았다. 수량성은 전국 7개 지역 평균 292 kg/10a로 ‘소청자’ 보다 16% 증수되었다.
본 연구는 농촌진흥청 연구사업(과제명: 콩 가공적성 및 기능성 향상 신품종 육성(2공동), 과제번호: PJ014839022024)의 지원으로 수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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