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은 국내에서 농가소득의 30%, 농업소득의 70%을 차지하는 중요한 소득원일 뿐 아니라 주식으로서 식량안보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Mun 2010). 하지만 국민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1979년 135.6 kg에서 2023년 56.4 kg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더욱 감소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KOSIS 2024). 이러한 쌀 소비 감소의 원인으로 육류와 빵을 위주로 하는 식생활의 서구화 현상과 그 동안 쌀을 가공식품이 아닌 밥 소비 위주의 한정된 식문화 때문이라는 연구결과가 있다(Kim 2001, Kim 2011). 따라서 최근에는 쌀 식품 형태 및 용도의 다양화를 위해 여러 가공용 벼 품종을 개발하여 단순한 밥쌀용에서 벗어나 품질 고급화와 부가가치화를 이루고자 노력하고 있다(Choi 2002). 그 예로 기능성 벼로는 필수아미노산이 다량 함유된 ‘하이아미’, 글루테린과 아밀로스 함량이 낮은 ‘건양2호’, 저항전분과 아밀로스 함량이 높은 ‘도담쌀’ 등이 개발되었다(Cho et al. 2019, Hong et al. 2011, Lee et al. 2015, Oh 2016). 특히 최근에는 ‘진상’, ‘백진주’, ‘설백’, ‘미호’ 등 저아밀로스 벼 품종이 육성되었는데 아밀로스 함량이 일반 메벼보다 적어 찰기가 높고 식어도 단단해지지 않기 때문에 현미밥, 김밥 그리고 가공밥 등 다양한 가공식품 원료 및 밥쌀용으로 이용되고 있다(Cho et al. 2020, Choi et al. 2006, Hong et al. 2012, Hong et al. 2014, Jeong et al. 2013, Kim et al. 2005, Lee et al. 2021, Shin et al. 2012).
기후온난화로 지구의 평균기온은 매년 증가하고, 이에 따라 벼 수량 감소가 예상되는데 국내 평년 평균온도가 2℃ 상승하였을 때 10 a당 벼 수량은 4.5% 감소할 것으로 추정되었다(Shim et al. 2010). 쌀의 외관품질은 출수 후 평균온도에 의해 영향을 받으며 등숙기간 적정 평균온도는 22℃-23℃이며 그 이상의 고온에서는 완전립 비율이 낮아지게 된다(Choi et al. 2011, Han 2016, Yang et al. 2015). 충남지역은 출수 후 30일간 평균온도가 7월 19일에 26.6℃로 가장 높았고,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기 시작하여 8월 27일경 22.0℃로 낮아져 외관 품질이 우수한 쌀을 생산하기 적절한 것으로 나타났다(Yun et al. 2022).
따라서 본 연구는 다양한 벼 품종 특성을 요구하는 시장 상황에 대응하여, 충남에서 주로 재배되고 있는 중만생종 밥쌀용 품종에서 벗어나, 출수 후 적정 온도에서 등숙이 이루어져 품질이 우수하고 밥쌀용과 가공용 등 다방면으로 활용할 수 있는 만생종 고품질 중간찰 벼 품종을 육성하고자 수행하게 되었다.
본 시험은 충남평야지 적응 고품질 중간찰 벼 품종육성을 위해 2016년도에 재배안정성과 수량성이 양호하고 가공적성이 우수한 중간찰 벼 ‘미호’를 모본으로 하고, 쌀 품질이 우수하며 향을 가진 메벼 ‘도화향2호’를 부본으로 인공교배를 실시하였다. 2017년 F1 식물체를 양성하여 계통육성시험 및 생산력검정시험을 2020년까지 충청남도농업기술원 벼 시험포장에서 수행하였으며, 재배방법은 5월 상순 파종하여 다목적온실에서 육묘한 후 5월 하순에 30×15 cm의 재식거리로 초기세대는 주당 1본, 생산력검정시험은 주당 4-5본 이앙하였다. 시비량은 N-P2O5-K2O = 9.0-4.5-5.7 kg/10a로 시험포장을 관리하면서 수량성이 양호하고 배유의 아밀로스 함량이 낮은 특성을 지닌 만생종 유망계통을 선발하였다. 지역적응시험은 2021년부터 2022년까지 예산, 논산, 서산 3개소에서 보통기재배 하였고, 각 개소별 재배방식은 생산력검정시험과 동일하게 추진하였다.
농촌진흥청 농업과학기술 연구조사분석기준(RDA 2012)에 따라 벼 품종육성을 위한 출수기, 간장, 수장 등 주요 농업적 형질을 조사하였다. 수량조사는 벼 100주를 수확하고, 탈곡, 건조, 탈망 그리고 정선 과정을 거친 정조의 수분을 측정한 후 무게를 조사하였으며 제현비율은 정조 500 g을 현미기(SY88-TH, Ssangyong, Korea)에 투입 후 왕겨를 제외한 무게를 측정하여 계산하였다. 현백비율은 200 g의 현미를 도정작업 숙련자가 정미기(MC-90A, Toyo, Japan)에 투입 후 10분도로 미강 상태를 확인하면서 가공된 쌀의 무게를 측정하여 계산하였다. 쌀수량은 수분 15% 기준으로 보정 후 제현비율과 현백비율을 적용하여 구하였다.
쌀의 외관품질은 품위분석기(Cevitec 1625 Grain Inspector, Foss, Sweden), 단백질함량은 성분분석기(Infratec1241 Grain analyzer, Foss, Sweden), 취반윤기치는 토요식미기(MA-90B, Toyo, Japan)를 이용하여 각 분석기기의 분석매뉴얼에 따라 측정을 진행하였다. 아밀로스 함량은 쌀 100 g을 분쇄기(Cyclotec 1093, Foss, Sweden)로 분쇄 후 100 mesh 체로 걸러 시료 100 mg을 정량하여 비색정량법(Perez & Juliano 1978)에 따라 전처리를 진행하였고, 분광광도계(Libra S12, Biochrom, UK)로 620 nm 파장에서 흡광도를 측정하였다.
밭못자리검정은 질소다비 조건(N-P2O5-K2O : 240-80-120 kg/ha)으로 6월 하순 도열병을 검정하였으며 도열병 발병을 촉진시키기 위해 ‘호평’을 이병성 품종(spreader)으로 이용하였다. 잎도열병과 흰잎마름병, 줄무늬잎마름병 그리고 잎집무늬마름병은 벼 지역적응시험 포장에서 생육 전반기에 걸쳐 달관조사로 진행하였고, 모든 병해 저항성 검정 조사기준은 농촌진흥청 농업과학기술 연구조사분석기준(RDA 2012)에 따라 진행하였다.
실험의 모든 형질들의 값은 3반복으로 조사되었고, 대조 품종과의 비교를 위해 통계프로그램 SPSS (IBM SPSS Statistics Version 20, USA)를 사용하여 t-test를 진행하였다.
벼 신품종 ‘다품’은 충남평야지 적응하는 고품질 만생종 중간찰 품종육성을 위해 2016년도에 재배안정성과 수량성이 양호하면서 가공적성이 우수한 중간찰 벼 ‘미호’를 모본으로 하고, 쌀 품질이 우수하며 향을 가진 메벼 ‘도화향2호’를 부본으로 인공교배를 실시하였다. 2016-2017년 동계기간에 F1 11개체를 재배하여 F2 종자를 얻었고 이후 계통육종법에 의해 초형과 병해 발생이 적은 개체를 선발해 나가면서 우수 계통을 육성하였다. 초형적으로 고정되고 배유가 중간찰 특성을 지닌 5개 계통을 2018-2019년도 동계기간 선발하였고, 2019년 생산력검정 1년차에서 밥맛과 수량성이 우수한 1계통을 최종 선발하여 ‘충남20호’라 계통명을 부여하였다. 2020년에는 생산력검정 2년차와 지역적응시험 1년차를 동시에 추진하였으며 2021년에 지역적응시험 2년차를 진행하였다. 지역적응시험결과 ‘충남20호’는 수량과 품질특성이 우수하고, 재배적 안정성이 인정되어 2021년 12월‘충청남도농업기술원 신품종선정위원회’에서 ‘다품’이라 명명하고 벼 신품종으로 선정되었다. ‘다품’의 계보도, 육성과정 및 성숙기 생육 전경은 Figs. 1, 2, 3과 같다.
충남평야지에서 5월 하순 보통기 이앙시 ‘다품’의 출수기는 시험지역별 차이를 보였고, 평균 출수기는 8월 28일로 ‘미호’보다 4일 정도 늦었으며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Table 1).
‘다품’은 반직립성 초형이었고, 분얼개도는 보통이었다(Fig. 3). 잎은 녹색이며 잎의 길이와 너비 그리고 줄기의 굵기는 ‘미호’와 비슷하였다. 간장은 86 cm로 ‘미호’보다 15 cm 큰 특성을 가지고 있었다(Table 2).
‘다품’의 이삭길이는 19 cm로 ‘미호’보다 1 cm 짧았지만 통계적 유의성은 없었다. 이삭의 착립밀도는 ‘미호’에 비해 조밀하였고, 이삭추출은 양호하였다. 벼 알은 황백색이었으며 까락이 거의 없고, 탈립은 ‘미호’에 비해 잘 되는 편이며 향기는 존재하지 않았다(Table 3, Fig. 4).
‘다품’의 주당수수는 14개로 ‘미호’보다 2개 적었지만 수당립수는 108개로 22개 많았다. 등숙비율은 82.5%로 ‘미호’보다 낮은 수준이었으며 현미 천립중은 22.0 g으로 ‘미호’보다 1.2 g 가벼운 소립종이었다(Table 4). 지역적응시험 결과 충남평야지에서 보통기 재배시 ‘다품’의 평균 쌀수량은 572 kg/10a로 ‘미호’보다 15 kg/10a 높았다(Table 5).
‘다품’의 제현비율은 83.4%로 ‘미호’보다 0.7% 높았고, 현백비율이 92.1%로 0.2% 높아 도정은 0.8% 높은 76.8%였다. 완전립 비율을 고려한 완전미도정수율은 73.8%로 ‘미호’보다 0.2% 높았지만 통계적으로 유의성은 없었다. 현미의 장폭비는 1.84로 대조품종인 ‘미호’보다 길면서 폭이 좁고 두께가 얇은 단원형인 소립종으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Table 6, Fig. 5).
‘다품’의 외관은 ‘미호’와 유사하게 반투명한 유백색을 띠었으며, 단백질 함량은 5.8%로, ‘미호’보다 0.2% 낮았다. 아밀로스 함량과 알칼리붕괴도는 각각 12.5%와 6으로, ‘미호’와 유사한 수준을 보였으며, 취반 시, 밥의 윤기를 측정하여 간접적으로 밥맛을 평가하는 취반윤기치는 86.8점으로, ‘미호’보다 7.0점 더 높은 값을 나타냈다(Table 7).
잎도열병 밭못자리 검정결과 ‘다품’은 ‘미호’와 비슷한 이병률을 보였다. 하지만 2021-2022년도 지역적응시험포장에서 주요 병해충에 대해 달관조사를 실시한 결과 병반 면적률은 잎도열병의 경우 0.5%, 흰잎마름병은 1% 그리고 줄무늬 잎마름병은 1% 미만으로 발병하였으며 잎짚무늬마름병은 ‘미호’와 비슷한 이병률을 보였다(Table 8).
벼 신품종 ‘다품’은 다양한 벼 품종을 요구하는 시장상황에서 고품질 만생종 중간찰 벼를 육성하고자 본 연구를 수행하게 되었다. 인공교배는 2016년 재배안정성 및 수량성이 양호하면서 가공적성이 우수한 중간찰 벼 ‘미호’를 모본으로 하고, 쌀 품질이 우수하며 향을 가진 메벼 ‘도화향2호’를 부본으로 이용하였다. 이후 계통육종법에 의해 초형과 미질, 병해저항성이 양호한 개체를 선발해 나가면서 우수 계통인 ‘충남20호’을 육성하였다. 2019년에는 생산력검정 1년차를 수행하고 2020년에는 생산력검정 2년차와 지역적응시험 1년차를 동시에 추진하였으며 2021년에 지역적응시험 2년차를 수행하였다. 보통기 보비재배 시 ‘다품’의 출수기는 8월 28일로 적온에서 등숙이 가능한 만생종이며 간장은 ‘미호’보다 큰 경향을 보였다. 평균 쌀수량은 ‘다품’이 572 kg/10a로 ‘미호’보다 15 kg/10a 높았고, 완전립 비율은 96.1%로 양호한 수준이었다. ‘다품’의 아밀로스 함량은 12.5%로 중간찰 특성을 나타냈으며 간접적인 식미특성 지표인 취반윤기치는 86.8점으로 ‘미호’에 비해 7.0점 높은 특성을 보였다. 벼 신품종 ‘다품’은 충남에서 주로 재배되는 중만생 밥쌀용 품종에서 벗어난 만생종 중간찰 품종으로, 밥쌀용과 가공용 등 다방면으로 활용이 가능하므로 쌀 생산구조를 더욱 다양화하고 활성화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본 연구는 충청남도농업기술원 시험연구사업(과제명: 충남 특화 브랜드쌀 우량 품종육성, 과제번호: LP0042932019)의 지원으로 수행되었습니다.
Download Form